(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반등하고 있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에게도 최정(37·SSG 랜더스)은 여전히 까다로운 타자다.
올해에는 최정을 상대로 5타수 1안타(타율 0.200)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류현진은 "최정 선배를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5일 인천 SSG전에서 6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유일한 1실점은 최정 타석에서 나왔다.
류현진은 1회말 1사 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공을 잡은 류현진이 1루에 악송구를 범해 에레디아는 2루에 도달했다.
1사 2루에서 만난 타자가 최정이었다.
최정은 류현진의 4구째 시속 123㎞ 체인지업을 받아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1회말 최정에게 적시타를 맞고 굳은 표정을 지었던 류현진은 3회에는 최정을 보며 씩 웃었다.
류현진은 박성한에게 우중간 안타,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에 몰린 채 최정과 맞섰다.
최정은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다. 이 타구는 3루 쪽 파울 라인을 넘어 '파울'이 됐다.
류현진은 "아니, 무사 1, 2루에서 최정 선배 같은 타자가 번트를 대는 게 말이 되나. 그래서 웃음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는 "내게 강한 최정 선배가 번트로 아웃 카운트로 늘려주면 내 입장에서는 엄청 고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시 타석에 선 최정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말 이날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은 최정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2013년)하기 전 '가장 상대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았다.
최정은 2006∼2013년, 류현진을 상대로 58타수 21안타(타율 0.362), 4홈런을 쳤다.
최정은 "예전에도 류현진의 구위는 무시무시했다. '이번에는 이런 공을 던지겠지'라고 예상한 게 몇 차례 맞아떨어져 상대 타율이 오른 것"이라며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구종을 늘려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최정이 류현진에게 강했다'라는 언급은 피해주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자신 없다"고 몸을 낮췄다.
류현진은 올해 한화로 복귀했고, 4월 30일 대전에서 최정을 만나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잘 막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당시 "솔직히 최정 선배와 승부를 의식했다. 1회 첫 타석엔 미국 가기 전에 던지지 않았던 컷패스트볼 위주로 승부했다"며 "초구 이후에 최정 선배가 유인구를 잘 참더라. 다음에 만날 땐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벌써 고민된다"고 밝혔다.
5월 25일 인천 맞대결에서는 최정이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류현진과 최정의 맞대결 성적은 5타수 1안타 1타점이다.
과거 기록을 떠올리면, 류현진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최정을 떠올릴 때는 '예전 기억'과 '모든 타자를 압도하고 싶은 의욕'이 섞인다.
류현진은 "최정 선배는 여전히 어렵다. 너무 잘 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편, 25일 어깨 통증을 느낀 최정은 27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