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배소현(30)이 153전 154기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승을 따냈다.
배소현은 26일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낸 배소현은 2위 박도영(6언더파 210타)을 3타 차로 따돌리며 정규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안았다.
참가 대회 수를 기준으로 역대 7번째로 오래 걸린 우승이다. 이 부문 1위는 작년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279번째 출전 만에 우승한 박주영이다.
우승 상금 1억6천200만원을 손에 넣은 배소현은 지난 시즌 획득한 상금(3억1천481만원)의 절반 이상을 한 번에 벌어들였다.
올 시즌 상금 순위 10위(2억4천242만원), 대상 포인트 10위(109점)에 올랐다.
2011년 10월 입회한 배소현은 5년간 2, 3부 투어인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를 전전하다가 2016년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정규투어에 진출했다.
하지만 고대하던 1부 투어 여정도 순탄치 않았다.
배소현은 첫 2년간 49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채 상금 순위 100위대에 그쳤고 결국 2019년 드림투어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배소현은 좌절하지 않고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냈다.
2020년 정규투어에 복귀해 2021년부터는 매 시즌 톱5에 진입하며 상금 순위에서도 30위권을 지켰다.
올 시즌도 9개 대회에서 8차례 컷 통과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더니 시즌 10번째 대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선두를 차지하려는 박도영과 이를 저지하려는 배소현의 경쟁으로 요약됐다.
2라운드 선두 배소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냈다.
6타 차 공동 7위였던 박도영은 그사이 앞 조에서 버디 4개를 몰아치며 배소현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기세가 오른 박도영은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보태고 11번 홀(파4)에서 40m짜리 이글 샷에 성공해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박도영은 급격히 무너졌다.
박도영은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고 배소현이 후반 첫 3개 홀에서 한 타를 줄이면서 다시 동타가 됐다.
하락세의 박도영은 15번 홀(파4), 16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쏟아냈다.
배소현도 13번 홀(파4) 보기로 주춤했으나 박도영의 4연속 보기 행진 덕분에 1타 차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배소현은 다시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뒤 17번 홀(파4)에서 10.7m 버디 퍼트를 떨어트려 승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박도영은 3타 차 2위로 대회를 마쳤고 박민지, 박결, 노승희, 황정미가 공동 3위(5언더파 211타)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