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에서 뉴질랜드에 분패한 농구대표팀의 추일승 감독은 '핸들러 부재'와 '제공권 장악 실패'를 패인으로 꼽았다.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스토라 세냐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8강전에서 격전 끝에 78-88로 역전패를 당했다.
46-43으로 리드한 채 3쿼터를 맞았지만 이대성(한국가스공사)가 3쿼터 초반, 최준용(SK)도 4쿼터 막판 퇴장당하며 결국 경기를 내줬다.
추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면서도 "(경기 중간) 포인트가드가 (코트 밖으로) 나가면서 경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되돌아봤다.
3점과 돌파가 다 되는 자원인 허웅(KCC)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된 상황에서 주축 핸들러로 낙점받은 허훈(상무)마저 발목을 다쳐 이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이에 허훈과 번갈아가며 핸들러로 팀 공격을 이끌어왔던 이대성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졌다.
이대성은 2쿼터 초반 상대 공을 뺏어낸 후 레이업 득점을 올릴 때까지만 해도 이런 기대를 충족하는 듯했다.
그러나 속공 득점을 성공한 후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며 첫 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어 3쿼터 초반 수비자 반칙을 범한 후 허공을 향해 포효하다가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까지 선언되며 경기장을 떠나게 됐다.
이후 국제전 경험이 적은 이우석(현대모비스)을 제외하고는 핸들러로 쓸 가드가 없어지자 추 감독은 3쿼터 막판에는 포워드만 5명을 코트로 올리는 궁여지책을 써야 했다.
이대성이 퇴장당하기 전까지 압박 수비를 바탕으로 승기를 잡아가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후 이대성의 수비에서 풀려난 플린 캐머런이 4쿼터에만 14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추 감독은 이런 캐머런의 4쿼터 활약을 놓고 "운동능력과 돌파가 굉장히 좋은 선수였다"며 "그래서 공을 잡고 나서 속도를 붙이지 못 하게 하는 게 우리 전략이었는데 속공 수비가 허술해지면서 돌파를 허용했다"고 되돌아봤다.
추 감독은 제공권을 내준 점도 패인으로 꼽았다.
이 경기 전까지 51.3개 리바운드를 따내며 대회 1위를 기록했던 뉴질랜드는 이날에도 공격 리바운드를 24개나 따냈다. 한국은 12개에 그쳤다.
토히 스미스-밀너(206㎝), 샘 티민스(211㎝) 등 빅맨진의 높이에 주포 라건아(KCC)가 21개 슛 가운데 14개를 놓치며 어려운 싸움을 해야 했다.
추 감독은 "높이와 에너지 레벨에서 뉴질랜드가 (우리보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추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김종규(DB)도 "앞선에서 상황이 어려워져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리바운드나 골밑에서 우리도 밀리면 안 됐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출국 전 '4강 이상 성적'을 목표로 대회에 나섰던 추 감독은 지난 5월 취임 후 첫 국제전 패배를 당하며 4강 목전에서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