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3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2학년생인 닉 던랩(20·미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4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더블 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4개로 만회하며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합계 29언더파 259타를 친 던랩은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남아프리카공화국·28언더파 260타)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던랩은 아마추어 신분으로는 1991년 PGA 투어 노던 텔레콤 오픈(투손 오픈)에서 우승한 필 미컬슨(미국) 이후 33년 만에 프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던랩은 또 PGA 투어에서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역대 최연소 우승자는 2013년 19세의 나이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다.
우승 스코어인 29언더파 259타는 2014년 패트릭 리드가 세운 28언더파를 갈아치운 이 대회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작년 US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초청 선수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한 던랩은 우승 상금은 받지 못했지만 PGA 투어 2년 출전권을 확보했다.
우승 상금 151만 2천 달러(약 20억 1천만원)는 프로 선수이자 준우승자인 베자위덴하우트가 받았다.
3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던랩은 중반 이후 샘 번스(미국)에게 추월당해 우승을 놓치는 듯했다.
16번 홀(파5) 버디로 다시 번스와 공동 선두로 올라선 던랩은 번스의 결정적인 실수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
PGA 투어 통산 5승의 번스는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더블 보기로 홀아웃했다.
번스가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지만 베자위덴하우트가 1타차로 쫓아온 뒤 먼저 경기를 끝냈다.
던랩은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흔들려 세 번째 샷 만에 그린 위에 볼을 올리는 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홀에서 1타를 잃으면 연장전으로 끌려갈 상황이었다.
하지만 던랩은 1.7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던랩은 "아마추어로서 이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대회 전에 누군가가 내게 우승 퍼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는 17번 홀 실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공동 6위(25언더파 263타)까지 떨어졌다.
2021년 이 대회 우승자 김시우는 15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시즌 첫 톱10 진입을 바라봤다. 하지만 16번 홀에서 보기를 한 뒤 17번 홀에서 무려 4타를 잃는 바람에 결국 합계 19언더파 269타,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와 이경훈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내 김시우와 같은 공동 2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