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SSG 최정이 5회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의 기록을 넘어 KBO 최다홈런 주인공이 됐다. 2024.4.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0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정(37·SSG 랜더스)과 2007년 프로로 입문한 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통산 기록을 바꿔놨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트로이카' 류현진(37·한화 이글스), 양현종(36·KIA 타이거즈), 김광현(35·SSG)도 의미 있는 기록을 쌓았다.
하지만, 2024 KBO리그 전반기 단기간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은 선수는 2003년생 김도영(20·KIA)이었다.
올해 KBO리그 전반기에는 기념비적인 기록이 여러 개 탄생했다.
시즌 초에는 최정이 '홈런'으로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까지 458홈런을 쳤던 최정은 올해 4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 경기에서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상대 선발 이인복의 초구를 공략해 왼쪽 담을 넘겨 시즌 10호이자, 개인 통산 468호 아치를 그렸다.
한때 '불멸의 기록'으로 불렸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선 KBO리그 통산 홈런 신기록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3년 6월 20일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터뜨려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10개월 동안 타이틀을 보유하다가 최정에게 '단독 1위'를 내줬다.
"빨리 이승엽 감독님 기록을 넘어서서 조용하게 야구하고 싶다"고 털어놨던 최정도 이승엽 감독의 기록을 넘어선 뒤에는 "개인 통산 500홈런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욕심난다"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4일까지 홈런 21개를 친 최정은 KBO리그 최다인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이어가고, 최다 타이인 9시즌 연속 20홈런 기록도 작성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0일 잠실야구장 프로야구 NC-두산. 6회초 KBO 개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NC 손아섭이 이전 기록 보유자 박용택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초여름에는 손아섭이 KBO리그 개인 통산 안타 기록을 바꿔놨다.
손아섭은 6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초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6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쳤다.
손아섭이 18시즌, 2천44경기, 8천834타석 만에 친 2천505번째 안타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2018년 6월 23일 2천319번째 안타를 치며,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통산 안타 1위로 도약해 은퇴할 때까지 2천504안타를 생산했다.
손아섭이 2천505안타를 치면서, 박용택 위원이 6년 동안 지켜왔던 통산 안타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손아섭은 이후에도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KBO 통산 안타 기록을 4일까지 2천511개로 늘렸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1차전. KIA 김도영이 4회말에 선두타자로 나와 한화 류현진의 투구를 통타해 솔로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20홈런 20도루를 달성했다. 2024.6.23 [email protected]
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라이징 스타'도 탄생했다.
'고졸 3년 차 내야수' 김도영은 올해 전반기에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김도영은 4월에 홈런 10개를 치고, 도루 14개를 성공하며,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진기록을 달성했다.
호타준족의 대명사 이종범도, 40홈런-40도루를 올린 2015년의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타격의 정확성과 힘, 질풍 같은 주루를 겸비한 김도영은 6월 23일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치면서,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건, 1996년과 2000년의 박재홍, 1999년 이병규, 2015년 테임즈에 이어 김도영이 5번째다.
만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1994년 만 18세 11개월 5일 만에 '20-20클럽'에 가입한 김재현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4일까지 23홈런-26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홈런 7개와 도루 4개를 추가하면 테임즈 이어 9년 만이자 국내 선수로는 2000년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에 이어 24년 만에 30홈런-30도루 클럽의 맥을 잇는다.
올 시즌 실책 1위(19개)의 불명예 기록도 가지고 있지만, 2일 삼성전에서 실수를 범해 조기에 교체당한 뒤 3일 삼성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작렬하는 등 나날이 성장하는 김도영의 질주가 이어지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도 앞서갈 수 있다.
김도영은 득점 1위(78개), 장타율 1위(0.622), 홈런 2위(23개), 타율 9위(0.341)로 전반기를 마쳤다.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이날 승리투수가 된 한화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100승 기록을 달성하자 동료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2024.4.30 [email protected]
마운드에서는 베테랑 왼손 트로이카가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11년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서 한화로 돌아온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은 미뤄뒀던 KBO리그 100승(33번째)을 채웠다.
시즌 초 부진과 불운 탓에 전반기에 5승(5패)에 그쳤지만, 류현진은 탁월한 제구로 상대 타자와 팬들의 탄성을 끌어냈다.
KBO 200승을 향해 달리는 양현종과 김광현은 전반기에 6승씩을 챙겼다.
양현종은 역대 두 번째로 170승 고지를 밟은 뒤 174승까지 승수를 늘렸다. 역대 두 번째로 2천 탈삼진(2천16개)도 채웠다.
김광현도 통산 승리 단독 3위(164승), 탈삼진 단독 3위(1천815개)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