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조성환 감독은 팀에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침체에 빠진 인천이 자신의 사퇴를 계기로 반등하기를 바랐다.
조 감독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김천상무와의 K리그1 21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팀에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터닝 포인트가 되면 좋겠다"고 사의를 재확인했다.
2020년 8월부터 인천을 이끌어 온 조 감독은 이날 오전 구단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천이 20라운드까지 4승 8무 8패(승점 20)의 성적으로 9위에 그치고 특히 최근엔 리그 3연패를 포함해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에 빠지면서다.
조 감독이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았던 2020년 인천은 극적으로 2부 강등을 면했고, 2022년엔 K리그1 4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에도 K리그1 5위로 파이널A에 올랐으나 이번 시즌에는 중하위권을 맴돈 가운데 결국 감독 사퇴를 피하지 못했다.
선수들에게도 경기장에 오기 전 사퇴 사실을 알렸다는 조 감독은 "'감정에 휘둘리고 감성에 젖을 시간이 없다'고, '눈앞의 경기에 집중하자'고 했다"면서 "'인생사 새옹지마'이며, 반전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평소 경기 땐 주로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를 쓰곤 했던 조 감독은 이날은 회색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정돈해 나왔다.
조 감독은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자리라 깔끔하게 하고 격식을 갖추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만감이 교차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구성원들 덕분에 감사했다. 저는 숟가락만 얹었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김천전은 인천이 5월 열린 FC서울과의 12라운드에서 벌어진 홈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으로 받은 '홈 응원석 5경기 폐쇄' 징계의 마지막 경기다. 조 감독은 여전히 비어 있는 홈 응원석을 보며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조 감독은 "더 많은 팬 앞에서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추후 다른 방법으로 인사드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모두가 이기적인 생각을 다 버리고 올인해야 한다"고 선수단에 당부한 조 감독은 "매 경기 물을 떠 놓고 인천이 잘하기를 응원하고 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