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나 '공보다 빠른 사과'…헤난 감독은 서브 포기 지시로 화답

비예나 '공보다 빠른 사과'…헤난 감독은 서브 포기 지시로 화답

링크핫 0 285 2025.12.26 03:21

비예나, 상대 수비수 얼굴 맞히자 사과하려다가 네트터치 실점

헤난 감독, 김민재 서브 타임 때 '8초룰' 위반 실점으로 대신 사과

산타 복장을 한 KB손해보험의 비예나
산타 복장을 한 KB손해보험의 비예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정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 간 '성탄절 빅매치'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25일 선두 대한항공과 3위 KB손해보험 간 3라운드 경기가 열린 경기도 의정부체육관.

이날 경기는 상위권 팀 간 '미리 보는 봄배구' 대결이어서 경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KB손해보험이 10-8로 앞선 4세트 중반.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강하게 때린 공이 상대 수비수 김민재의 얼굴 부분에 맞혔다.

공격하는 KB손해보험의 비예나(오른쪽)
공격하는 KB손해보험의 비예나(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예나는 곧바로 몸을 숙여 코트 아래로 넘어간 뒤 왼손을 들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비예나의 네트터치 반칙으로 확인됐다.

공이 관중석 쪽으로 날아가 볼데드가 되기 전에 네트를 건드린 게 문제였다.

앞서 대한항공의 김규민이 지난 달 16일 현대캐피탈과 경기 때 상대 선수 안면에 강스파이크를 때린 후 코트로 다가갔다가 네트터치 반칙으로 실점했던 장면의 데자뷔였다.

헤난 대한항공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는 김규민
헤난 대한항공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는 김규민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도 관중석으로 날아간 공이 완전히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김규민이 네트를 건드려 반칙이 선언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비예나의 네트터치 반칙으로 대한항공의 득점이 인정되면서 점수는 11-8가 아닌 10-9로 정정됐다.

헤난 감독은 잠시 후 비예나의 신사적인 행동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한 것에 미안함을 느껴서인지 비예나에게 다가가 사과의 악수를 했다.

레오나르도 KB손해보험 감독과 악수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왼쪽)
레오나르도 KB손해보험 감독과 악수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왼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헤난 감독은 곧이어 김민재의 서브 타임 때 8초 동안 서브를 넣지 않도록 지시해 서브 규정 위반으로 실점을 떠안았다.

비디오판독 요청한 것에 대한 사과 표시로 스스로 점수를 포기한 것이다.

헤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상황을 묻는 말에 "(비예나에게) 가서 사과했다"면서 "비예나가 느꼈던 (미안한) 감정은 우리와 같은 부분이다. 우리가 점수를 돌려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격려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
선수 격려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어 "현대캐피탈전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세트 중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매치포인트나 챔피언결정전 포인트에서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해당 규정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KB손해보험의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은 "그 상황을 정확히 보지 못했지만, 벤치에 물어봐 나중에 인지했다"면서 "한 점수를 따오고 싶지만, 페어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경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예나의 신사적인 행위를 두둔했다.

레오나르도 KB손보 감독(중앙)과 비예나(왼쪽)
레오나르도 KB손보 감독(중앙)과 비예나(왼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은 관련 규정이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 상충한다는 판단에 따라 시즌 종료 후 개선책을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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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배구연맹의 가이드라인(제2동작 네트터치)에 '인플레이 중 양쪽 안테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네트터치는 반칙'라고 규정, 공이 바닥에 떨어진 볼데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트를 건드린 건 규정상 반칙이라고 규정하는 것.

하지만 이 로컬룰은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은 것이라면 선수가 네트를 접촉해도 반칙이 아니다'라는 FIVB 규정에 어긋난다.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비예나의 신사적 행동과 비디오판독 사과 표시로 서브 포기를 지시하며 실점을 감수한 헤난 감독.

경기는 결국 KB손해보험의 3-1로 끝났지만, 비예나와 헤난 감독 모두 스포츠맨십을 실천하며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물한 성탄절의 진정한 산타클로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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