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반등을 이끌라는 임무를 받은 변재섭 감독대행은 '선 수비 후 역습'을 하더라도 공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변재섭 감독대행이 이끈 인천은 14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광주FC와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지난 5월 18일 대전하나시티즌전(1-0 승) 이후 약 두 달 만에 승점 3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5일 물러난 조성환 감독이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쥔 날, 인천도 9경기 연속(5무 4패)으로 이어진 리그에서 무승 행진을 끊어냈다.
경기 전 무승 행진을 끊는 게 대행으로서 당장의 목표라고 강조한 변 감독대행은 광주를 완파하고 기분 좋게 승장이 됐다.
변 감독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9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동안 우리 팬들은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셨고, 격려해주셨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가 공수 균형이 매우 좋고, 공수 전환도 빠른 팀이라 선수들에게 공을 소유할 때 상황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많이 요구했다. 우리가 준비한 부분이 잘 이행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조 감독 때와 달리 웅크리며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하더라도 공 점유율 자체를 조금 더 회복해야 한다는 게 변 감독대행의 지론이다.
그는 "내가 팀을 맡고 나서 선수들에게 공 점유율을 높이자고 했다. '선 수비 후 역습' 축구를 해서 상대에게 공을 차단당하고 실책이 많아 힘들었는데, 공을 빼앗기더라도 즉각적으로 압박하자고 했다"며 "그 부분이 잘 됐다. 앞으로도 공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 감독대행의 구상과 달리 이날 인천은 경기 초반 공 점유율에서 크게 밀렸다.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이 부문 1위에 오른 광주답게 경기 초반 공 점유율을 76%까지 확보했다.
상대의 거센 공세에 고전한 인천은 경기 종료 시점에는 그대로 40%대 공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는 공 소유권을 찾아왔다.
변 감독대행은 "광주가 압박이 상당히 강한 팀이라 전반에는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후반에 그 부분이 잘 수정되면서 우리가 공격권을 많이 가져왔다"고 흡족해했다.
변 감독대행은 조성환 감독의 부산 사령탑 부임 소식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는 "아침에 그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했다.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독님께서 새롭게 출발하셨고, 그게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감독님이 우리 팀에서 쌓은 업적이 있는데 그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지금의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