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kt wiz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피치컴(Pitchcom)을 실제 경기에서 착용했다.
kt 구단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서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을 비롯한 포수, 2루수, 유격수, 중견수까지 총 5명이 장비를 착용한다"고 밝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와 포수 사이에 사인을 빠르게 주고받기 위해 개발된 피치컴은 내년 KBO리그에 정식 도입할 예정인 피치 클록을 위해 필요한 장비다.
피치컴은 9개의 버튼을 조작해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를 전달할 수 있어서 경기 중 투수와 포수 사이에 사인을 주고받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수비팀은 공격팀에 사인이 노출되는 걸 방지할 수도 있다.
KBO 사무국은 지난 15일 구단 담당자를 대상으로 피치컴 사용 방법과 규정 설명회를 개최했다.
피치컴은 국내에 생산 업체가 없어서 미국에서 전량 들여왔고, 지난 1일 전파 인증을 완료했다.
KBO 사무국은 구단별로 피치컴 2세트(1군, 2군)를 지급했고, 사용 여부는 구단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내가 실제로 피치컴을 본 적은 없지만, 오늘 선발인 벤자민이 미국 트리플A에서 뛸 때 써봤다고 하더라. 우리 팀은 선수들이 괜찮다고 하면 당장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불펜에서 포수 장성우와 함께 피치컴을 점검한 벤자민은 구단에 곧바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kt의 상대 팀인 키움은 피치컴 사용을 유보하기로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미국에서 일단 경험했다. 하지만 훈련 때 쓰는 것과 실전은 다르다. 일단은 훈련 때 사용해보고 선수들이 괜찮다고 하면 그때부터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주(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잠실(SSG 랜더스-LG 트윈스), 창원(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 경기가 비로 취소돼 고척과 울산 경기만 열린다.
울산에서 경기를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두 구단은 이날 피치컴을 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