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평소 현안에 좀체 입을 열지 않는 진중한 성격의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LIV 골프로 떠났던 선수들의 사면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셰플러는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떠난 선수에 악감정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돌아오는 건 좋은 결정이 아닌 것 같다. PGA 투어에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PGA 투어에 잔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면서도 PGA 투어를 등지고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LIV 골프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LIV 골프로 떠나고도 작년 마스터스 준우승과 PGA 챔피언십 우승 등 메이저대회에서 맹활약한 브룩스 켑카(미국)와는 같은 에이전트사 소속이다.
셰플러는 특히 복귀하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셰플러는 "PGA 투어에 남은 충성스러운 선수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다시 오려면 뭔가 따끔한 훈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LIV 골프에 가장 적대적이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LIV 골프로 떠난 선수들을 PGA 투어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LIV 골프로 전격적으로 이적해 개막전을 치른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은 이날 "PGA 투어가 그립다"면서 "대회에 출전할 방법이 있다면 그게 초청 선수 자격이라도 받겠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특히 9일 개막하는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을 짚어 "집 앞에서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데 나서지 못하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다. 내가 그리워하는 PGA 투어 대회 중 하나"라고 밝혔다.
WM 피닉스 오픈은 람이 살고 있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다.
람은 "사실 마스터스 우승으로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과 당분간 메이저대회 출전 걱정이 없어진 덕분에 LIV 골프 이적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놔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가 봉쇄됐다면 LIV 골프로 이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