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반란' 미컬슨, 마스터스 준우승…최종일 7언더파

'조용한 반란' 미컬슨, 마스터스 준우승…최종일 7언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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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를 잡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미컬슨.
버디를 잡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미컬슨.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후원하는 LIV 골프 출범 때부터 합류해 '친정'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밉상'으로 찍혔던 필 미컬슨(미국)이 마스터스에서 조용한 반란을 완성했다.

미컬슨은 10일(한국시간) 끝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때려 브룩스 켑카(미국)와 함께 공동 2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미컬슨은 이날 버디 8개를 뽑아냈는데, 12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후반 7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17번, 18번 홀 연속 버디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월에 만 53세가 되는 미컬슨은 마스터스 사상 5위 이내에 든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이날 적어낸 65타는 50세가 넘은 선수로는 마스터스에 친 가장 낮은 타수다.

65타는 또 미컬슨의 마스터스 개인 최소타 타이기록이며 이날 최종 라운드 데일리베스트 스코어였다.

비록 우승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컬슨은 최종 라운드 맹타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영원한 라이벌' 타이거 우즈(미국)가 몸이 아파 3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기권해 미컬슨의 눈부신 플레이는 더 빛이 났다.

미컬슨은 지난 2021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지만 이후 명성과 경력을 좀 먹는 행보로 실망을 샀다.

LIV 골프에 합류하면서 PGA 투어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인권탄압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놔 반감을 샀다.

PGA 투어의 많은 선·후배 선수들이 등을 돌렸고 후원 기업과 관계도 거의 끊겼다.

작년에는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대회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측에서 출전하지 말라고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게다가 경기력도 내리막을 탔다.

올해 LIV 골프에서 그는 27위, 32위, 그리고 41위에 그쳤다. 48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54홀 대회 성적이 이 모양이니 재기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그는 마스터스에서 반등을 작심하고 준비했다. 살을 빼고 몸을 만들었다.

이번이 마스터스 30번째 출전한 미컬슨은 누구보다 대회 코스를 잘 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세 번 우승을 포함해 15번이나 10위 이내에 들었던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그는 이번 마스터스에서 철저하게 경기에만 집중했다.

논란이 될만한 언행은 극도로 자제했고, 심지어 인터뷰도 짧고 간단하게만 응했다.

심지어 대회 전에 열린 역대 우승자 만찬장에서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최종 라운드를 마친 그는 "내가 했던 방식으로 경기하고 필요한 샷을 때려서 정말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멋진 경기를 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이날 성과를 자평한 미컬슨은 "나이가 52살이지만 아픈 데도 없고 건강하다. 이렇게 인생 후반부에 이런 기회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재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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