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종의 모험을 택했다.
새 외국인 타자를 찾던 kt는 고민 끝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4)를 영입했다.
로하스는 kt에서 뛰던 2020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는 등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그를 재영입하기엔 위험이 따랐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부진했고, 나이도 많았다.
그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0의 저조한 성적을 낸 뒤 퇴출됐다.
지난해엔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전형적인 은퇴 수순이었다.
그러나 kt는 로하스를 다시 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로하스는 일본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이유가 있었다"라며 "한신 입단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뒤늦게 팀에 합류하면서 일본프로야구에 적응할 시간이 적었고, 페이스를 끌어올리기도 전에 2군으로 내려가는 등 큰 압박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한 원인이 실력 문제가 아닌 환경 문제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나도현 단장님은 이런 배경을 설명해주시면서 성공을 확신했고, 이에 로하스와 계약 맺었다"라며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을 상대했기에 선구안은 오히려 좋아졌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라고도 했다.
로하스는 기대처럼 올 시즌 빼어난 선구안을 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24일까지 출루율 리그 전체 2위(0.433)의 성적을 냈다. 타율은 0.332, 홈런은 23개나 쳤다.
그는 조직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는 예전처럼 성실한 태도로 팀 조직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로하스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팀 성적이 반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kt는 7월 이후 13경기에서 10승 3패의 성적을 거두며 팀 순위를 공동 5위까지 끌어올렸다.
로하스는 이 기간 타율 0.415, 2홈런, 출루율 0.484, 장타율 0.623의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