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브라질 프로축구 명문 산투스가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잇따르자 여자축구팀 감독의 퇴진을 발표했다.
지난 9일 AFP통신에 따르면 산투스 여자팀은 전날 성명을 내고 클레이통 리마 감독이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부 선수가 훈련 중 리마 감독에게 추행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를 구단이 접수한 데 따른 조치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가 입수한 투서를 보면 선수들은 리마 감독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복장 등을 지적했다.
그가 속옷을 입지 않는 채 반바지 차림으로 훈련장에 나타났고, 때때로 성기가 외부로 노출된 탓에 선수들이 불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선수들의 몸을 품평하는 듯한 발언과 모욕적인 농담을 일삼아 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고 글로부는 전했다.
브라질 뉴스 포털 UOL에 따르면 리마 감독은 퇴진은 받아들였지만,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49세의 리마 감독은 최고 권위의 남미 여자축구 클럽 대항전인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페메니나에서 2009, 2010년 우승을 거머쥐는 등 팀 역사상 대표 명장으로 평가된다.
2008∼2011년에는 브라질 여자 대표팀 감독을 겸직했다.
잔뼈 굵은 리마 감독의 퇴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성희롱 등 각종 성 문제에 노출된 여자축구 선수들의 어려움이 주목받는 와중에 이뤄졌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지난달 20일 2023 여자 월드컵 우승 당시 자국 대표팀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 전 세계적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에르모소는 지난 6일 루비알레스 회장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했고, 스페인 검찰도 문제의 입맞춤이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예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월드컵 우승을 이끈 명장이지만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선수들의 반발이 이어졌던 호르헤 빌다 감독도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끝내 경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