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5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에서 4연승을 내달린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에 팀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7라운드 홈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오늘과 다음 강원FC전이 '1년 농사'라고 생각했다. 잡는다면 4위까지도 올라갈 상황이기에 중요하다고 봤다"면서 "오늘 귀중한 승점 3을 얻음으로써 선수들이 자신감과 희망을 봤을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이날 서울은 제주를 1-0으로 따돌리고 승점 42를 쌓아 5위로 도약했다.
특히 2019년 이후 5년 만에 리그에서 4연승을 거둬 분위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여느 팀 못지않게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도 지난 4년간 파이널B에 머물렀던 서울이 '명장' 김기동 감독의 지휘 속에 '강호'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되짚으면서 "전반전에 템포도 좋았고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는데, 후반전에는 실망스러운 정도의 축구를 했다. 이기고 있을 때 선수들이 지키려는 마음이 강해 원하는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는데, 그런 게 감독들의 딜레마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예전 같았으면 서울이 먼저 득점하고도 한 골을 내줘 비기거나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이제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버티는 힘이 생겼다"면서 "그런 힘이 남은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여름 무더위만큼 뜨거운 서울의 상승세엔 최근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새 얼굴들의 활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선제 결승 골은 서울 데뷔전에 나선 루카스가 터뜨렸고, 이후 한 점의 리드를 지켜내는 데는 지난달 합류한 요르단 국가대표 수비수 야잔과 이달 초 가세한 골키퍼 강현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기동 감독은 "처음 서울에서 시작할 때 제가 원하는 구성의 선수들이 아니었기에 힘든 상황을 거쳐왔는데, 여름에 제가 원하는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저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루카스가 골을 넣고, 현무가 마지막에 들어갈 수 있는 골을 막아내며 승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야잔이 들어오면서 무실점하고 뒤쪽에 안정감이 온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 거고, 그 덕에 팀이 탄력을 받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미소 지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설 수 있는 상위권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평가에 "설레발을 치면 안 된다"면서도 김 감독은 서울에 '위닝 멘털리티'가 자리 잡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그는 "예전부터 어떤 시점이 오면 선수들과 '최다 득점'과 같은 목표를 정해왔는데, 이제 그럴 시점이 온 것 같다"면서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K리그 첫 출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루카스는 "제가 온 첫날부터 많은 환대와 응원을 받았다. 대단한 팬들 앞에서 뛰는 것이 영광"이라면서 "데뷔전에서 골을 넣고 팀도 이겨서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 축구에 차츰 적응해가고 있다. 빠르고 전환이 많더라"면서 "더 적응해서 제 장점을 충분히 보이며 지금보다 나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