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9년 동안 220번이나 출전하고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최민경이 생애 첫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민경은 16일 경기도 안산시 더 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때려 리더보드 맨 윗줄을 꿰찼다.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낼 만큼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2016년 KLPGA 투어에 발을 디딘 최민경은 9시즌 연속 시드를 지킨 사실이 말해주듯 K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선수로 꼽힌다.
올해도 상금랭킹 18위(3억829만원)에 올라 사실상 내년 시드 확보가 확실해 10년 연속 시드를 지킨 선수가 가입하는 K-10 클럽 회원을 예약했다.
최민경은 특히 서른 살을 넘기고도 오히려 경기력이 더 향상돼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생애 첫 우승의 기대가 커졌다.
그는 만 30세를 맞았던 지난해 처음으로 시즌 상금 2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상반기에 3억원을 넘겼다.
특히 올해는 준우승 한번을 포함해 톱10에 4번 진입해 데뷔 이래 가장 톱10 입상이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민경은 "작년에 12년 차 박주영 선수가 우승했다. 내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첫 우승의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민경은 올해 좋은 성과를 내는 원동력으로 '집중'을 꼽는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전보다 더 강렬해진 덕분에 경기에서 더 집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3년 전 이 코스에서 열린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때 공동 7위에 올랐던 최민경은 "그린이 잘 받아주고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점을 고려해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오늘은 특히 퍼트 감각이 좋았다"고 밝혔다.
최민경은 "오늘 7언더를 쳤지만, 더 몰아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독하게 마음먹고 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LPGA 투어가 쉰 올림픽 기간에 티샷과 퍼트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는 최민경은 "파리 올림픽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딴 반효진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나도 부족하지만 남도 별거 아니다'라고 말한 게 크게 와닿았다. 다른 선수보다 내가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말을 듣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즌 3승의 이예원은 6언더파 66타를 쳐 최민경을 1타차로 추격했다.
김세은, 이원서, 최예림도 6타씩을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주영과 이동은은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상금랭킹 1위 박현경은 4언더파 68타로 이예원과 시즌 4승 선착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윤이나는 1언더파 71타로 첫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