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일본전 '충격의 패배' 후 한지 플리크 감독이 경질된 독일 축구 대표팀이 기세등등하던 프랑스를 잡고 6경기 만에 겨우 웃었다.
독일 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프랑스와 친선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23경기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골망을 흔들며 기선을 제압했고, 리로이 자네(이상 바이에른 뮌헨)도 후반 42분 골 맛을 봤다.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후반 44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프랑스의 간판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는 벤치 명단에 포함됐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음바페가 무릎에 통증을 느낀 터라, 몸 상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휴식했다고 전했다.
'전차 군단'이라는 별칭이 붙은 독일의 승리는 6경기 만이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은 올해 3월 페루전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그 뒤론 1무 4패로 추락했다.
3월 두 번째 경기에서 벨기에에 2-3으로 졌고, 6월 첫 경기에서 우크라이나와 3-3으로 어렵게 비긴 뒤 폴란드(0-1)와 콜롬비아(0-2)엔 내리 졌다.
반전이 절실하던 독일은 지난 10일 일본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무려 1-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독일 대표팀이 A매치에서 3연패를 당한 건 서독 시절인 1985년 이후 약 38년 만의 일로, 결국 수장인 플리크 감독이 경질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 축구 대표팀이 1926년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사령탑을 '경질'한 건 최초의 사례다.
분위기가 바닥을 친 데다 프랑스가 간발의 차로 우승을 놓친 카타르 월드컵 이후 승승장구한 터라 독일의 '무승 행진'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월드컵 직후 첫 경기부터 네덜란드를 4-0으로 격파한 프랑스는 이후 3·6월에 거쳐 4경기를 모두 잡고 상승세를 탔으나, 절치부심한 독일에 발목을 잡혔다.
이번 프랑스전은 2000년대 초반 감독으로 독일을 이끌었던 루디 푈러 국가대표팀 단장이 임시로 지휘봉을 쥐고 사령탑 공백을 메웠다.
독일이 프랑스를 꺾은 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전(1-0) 이후 9년 만이다.
뮐러는 경기 후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플리크 감독님께 죄송하다"며 "이렇게 좋지 않은 흐름을 견디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건 모두의 책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