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한국에도 유명한 멕시코 축구 스타플레이어 출신 정치인이 이 나라 정계 영향력 2인자로 꼽히는 멕시코시티 시장 출마를 위해 신발끈을 조였다.
14일(현지시간) 엘피난시에로와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콰우테모크 블랑코(50) 모렐로스 주지사는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멕시코시티 시장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블랑코 주지사는 멕시코시티 중심부 테피토에서 태어났다. 그는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국내·외에서 250여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잘 알려졌다.
블랑코는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독특한 드리블을 선보이면서 명성을 얻었다.
발목 사이에 공을 끼운 뒤 뛰어올라 수비진을 교란하는 이 기술은 상대 수비수에게 '굴욕감'을 안겨준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한국에선 흔히 '개구리 점프'라고 부르는 이 드리블에는 블랑코의 이름을 딴 '콰우테미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5년 선수생활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정계에 뛰어든 그는 같은 해 모렐로스주 주도인 쿠에르나바카 시장에 당선됐고, 2018년에는 모렐로스 주지사로 뽑혔다.
블랑코 주지사가 도전장을 내민 멕시코시티 시장은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정계 '넘버2'로서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 유력 후보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모두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다.
수도권에서 집권당 지지율이 높은 가운데 블랑코 주지사의 최대 경쟁자로는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시티 전 치안장관과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이스타팔라파 구청장 등이 있다. 특히 하르푸치 전 장관은 셰인바움 전 시장 측 인사다.
블랑코 주지사는 "(하르푸치 전 장관은) 셰인바움 전 시장이 아낄지는 모르겠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결국 시민"이라며 "선거는 축구와 같아서, 최고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멕시코시티 시장 선거는 내년 6월 2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