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 더 강해지는 류현진…전성기 버금가는 '득점권 방어능력'

맞으면 더 강해지는 류현진…전성기 버금가는 '득점권 방어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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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전 3차례 득점권 위기서 무실점 탈출…4⅔이닝 무실점

커브 대비한 상대 타선에 체인지업으로…'영리한 투구'

역투하는 류현진
역투하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완급 조절이 뛰어난 투수다.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상황에 따라 힘을 주고 빼는 능력이 탁월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거나 위기 상황이 아닐 땐 가볍게 공을 던지며 힘을 비축했다가, 접전 상황이나 출루를 허용한 뒤엔 강하게 공을 던지며 위기를 탈출했다.

전성기에 보여준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은 특히 대단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2019년 평균자책점(2.32) MLB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당시 류현진의 피안타율(0.234)은 전체 22위로 썩 좋지 않았지만,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6에 불과했다.

그는 위기 상황마다 나오는 초인적인 능력을 앞세워 MLB를 호령했다.

토론토 류현진
토론토 류현진

[AFP=연합뉴스]

류현진은 나이가 들고 수술받은 뒤에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복귀한 지난 달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부터 이달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까지 7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득점권 피안타율 0.200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MLB에 데뷔한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서도 눈부신 능력을 펼쳤다.

류현진은 이날 4⅔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스코어링 포지션 위기에 놓였지만 매번 무실점으로 탈출했다.

류현진은 2회 무사 2, 3루 위기에서 파블로 레예스, 트레버 스토리, 보비 달벡을 모두 맞혀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도 무사 2, 3루 상황에 부닥쳤지만, 롭 레프스나이더, 저스틴 터너를 모두 범타 처리했고 라파엘 디버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애덤 듀발을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았다.

4회엔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1사 1, 3루에 놓였지만, 리스 맥과이어를 병살타로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엔 1사 1루에서 터너를 삼진 처리하고 디버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교체되는 류현진
교체되는 류현진

[AP=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주 무기로 쓴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주로 느린 커브를 결정구로 쓰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이유가 있었다. 보스턴은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선발 라인업에 7명의 우타자를 배치했고, 경기 전 느린 커브를 대비해 집중 타격 훈련을 하기도 했다.

보스턴은 류현진에게 강했거나 류현진의 특징을 잘 아는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 대거 배치하기도 했다.

터너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고, 보스턴 포수 맥과이어는 토론토에서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적이 있다.

류현진은 이를 간파한 듯 상대 허를 찔렀다. 커브 대신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2회 스토리와 듀발을 잡은 결정구는 모두 바깥쪽 체인지업이었고, 3회 레프스나이더, 터너 역시 체인지업으로 범타를 유도했다.

MLB닷컴의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보스턴 타자들은 류현진이 던진 체인지업에 11차례 스윙했고, 이중 안타는 2개를 만들었다.

류현진의 노련함과 담대함, 강한 정신력이 빚어낸 무실점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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