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부상 터널 지나 마침내 우승…이미향 "스스로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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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 속에 8년 8개월 만에 트로피 추가…올 시즌 한국 선수 첫 승

이미향
이미향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베테랑 이미향(32)이 9년 가까이 이어진 우승 갈증을 마침내 해소하며 2026시즌 한국 선수 첫 우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이미향은 8일까지 중국 하이난성 젠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총상금 260만달러)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2위 장웨이웨이(중국·10언더파 278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7년 7월 스코틀랜드오픈 이후 8년 8개월 만에 나온 이미향의 LPGA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미향은 2014년 미즈노 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렸고, 이후에도 스코틀랜드오픈 우승 등 꾸준히 활동하다가 2021∼2022년 상금 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나며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상금랭킹 78위, 2024년엔 55위로 반등한 그는 지난해엔 3차례 톱10에 드는 등 상금 순위도 50위로 더 올랐으나 우승에는 좀처럼 닿지 못하며 마음고생해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가을 덮친 어깨 부상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시즌 초반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혼다 타일랜드 공동 24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58위에 올랐던 이미향은 이번 대회에서도 어깨 통증을 달고 뛰었다.

7일 3라운드 이후 그는 "약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다. 내일도 버텨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그의 투어 생활만큼이나 굴곡이 있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앞선 선두를 달리던 이미향은 이날 최종 라운드 전반에만 더블 보기 2개로 4타를 잃었다가 후반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적어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날 강한 바람 탓에 많은 선수가 고전한 가운데서도 3타를 줄인 장웨이웨이가 동타로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이미향의 뒷심은 특히 빛났다.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의 언덕을 넘지 못해 어려운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웨지 샷을 정확히 붙이며 버디를 낚아 완벽하게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이미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승의 감정을 잊고 지냈기에 정말 다시 하고 싶었다. 캐디와 함께 인내심을 갖고 임했다"면서 "오늘 아침에는 정말 나 스스로를 믿었지만, 좀 긴장했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그는 "전반 두 번의 더블 보기가 나와서 무척 힘들었고 마음속으로 기복도 심했으나 후반에 계속 싸워 나가면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기록했다. 스스로 정말 자랑스럽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이미향은 "막판에도 긴장했는데, 퍼트가 잘 떨어져 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려고 노력했고 캐디도 계속 버디를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마지막 홀에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여전히 믿어지지 않고, 손이 떨린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번 시즌 '슈퍼 루키' 황유민의 가세 등으로 기대를 모으는 한국 여자 골프는 이미향이 펼쳐낸 드라마 덕분에 2026시즌 4번째 대회 만에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미향은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아버지와 캐디, 코치님, 친구들,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투어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도 늘 내게 긍정적인 말을 해줬다. 이번 우승은 그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우승자 기자회견에선 "풀스윙을 할 수 없어서 지난겨울에 연습을 전혀 하지 못했고, 2월 1일에야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승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상태를 전하며 "내일 다시 병원에 가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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