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번 타자 탄생 비화…김영웅의 용기+박진만 감독의 포용력

삼성 4번 타자 탄생 비화…김영웅의 용기+박진만 감독의 포용력

링크핫 0 102 05.15 03:21
하남직기자

캠프서 "배트 짧게 쥐어보라"는 박 감독 권유에 김영웅 "길게 잡고 치겠습니다"

인터뷰하는 김영웅
인터뷰하는 김영웅

(인천=연합뉴스) 유지호 기자 = 삼성 라이온즈 '4번 타자' 김영웅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진만(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앞서 망설이지 않고 4번 타순에 김영웅(20)의 이름을 써넣었다.

박 감독은 "김영웅이 4번 자리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자신의 기량을 실전에서 80% 발휘하기도 쉽지 않은데 김영웅은 80% 이상을 해내고 있다. 4번 자리에 부담을 느끼지도 않는다고 하더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고졸 3년 차인 김영웅은 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고, 이날까지 5경기 연속 4번 자리를 지켰다.

김영웅의 시즌 성적은 13일 기준 타율 0.301(153타수 46안타), 9홈런, 26타점이다.

4번 타자로 나선 4경기에서는 타율 0.353(1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영웅은 "다른 타순에 설 때보다는 부담감을 느끼긴 하지만, 최대한 타순을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은 그저 경기에 나서는 게 재밌고 좋다"고 말했다.

김영웅 주먹 불끈
김영웅 주먹 불끈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무사 만루상황에서 삼성 김영웅이 동점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2024.5.1 [email protected]

박진만 감독과 김영웅 사이에는 색다른 에피소드도 있다.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에게 "배트를 짧게 쥐어보는 건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자신을 '중장거리 타자'로 정의한 김영웅은 배트 노브를 쥐며 타격한다. '장타'를 노리는 타자가 쓰는 방법이다

박 감독은 김영웅이 '콘택트 능력'을 키워야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 배트를 짧게 쥐는 법을 권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여러 시도를 하다가 배트를 길게 쥐는 현재 타격 자세를 찾았다. 이 타격 방법이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며 "한 번만 나를 믿어달라"고 청했다.

박 감독은 김영웅의 용기 있는 선택을 받아들였다.

김영웅의 용기와 박 감독의 포용력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장타자용 배트 쥐는 법'을 고집하며 실제 장타력을 뽐낸 김영웅은 올 시즌 삼성의 최고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박 감독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김영웅은 "프로 1, 2년 차에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나만의 것'이 확실하게 있어야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시행착오 끝에 '배트를 길게 쥐는 타격 자세가 내게 맞다'라고 확신했다.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받아들여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박 감독도 김영웅이 대견하다.

박 감독은 "내성적이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영웅이가 그 정도로 자신 있게 말할 정도면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결과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507 [프로야구 인천전적] SSG 14-9 삼성 야구 09.16 28
3506 [프로야구 부산전적] 롯데 16-9 한화 야구 09.16 33
3505 오타니, 불펜피칭서 시속 150㎞…지명타자로 나선 경기선 무안타 야구 09.16 32
3504 [프로야구 광주전적] 키움 10-5 KIA 야구 09.16 31
3503 폭염 뚫은 흥행 강풍…한국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 열었다(종합) 야구 09.16 29
3502 '1천4경기' 정우람, 올 시즌 끝으로 은퇴…한화, 은퇴식 준비 야구 09.16 33
3501 [프로야구 중간순위] 15일 야구 09.16 29
3500 1∼3위 KIA·삼성·LG 모두 패배…6위 SSG, PS행 불씨 살려(종합) 야구 09.16 27
3499 삼성 투수 최지광 팔 통증으로 엔트리 제외…내야수 김영웅 복귀 야구 09.16 28
3498 [프로야구 잠실전적] 두산 2-1 kt 야구 09.15 39
3497 SSG, 삼성에 짜릿한 뒤집기…가을야구 아직 포기 못 해 야구 09.15 40
3496 [프로야구] 15일 선발투수 야구 09.15 39
3495 삼성 마운드의 '필승조' 최지광,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 야구 09.15 41
3494 앞으로 5만6천326명…프로야구 43년 만에 '1천만 관중' 보인다 야구 09.15 33
3493 5시→2시로 앞당긴 프로야구 부산 경기, 온열 환자 23명 발생 야구 09.15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