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야구의 측면에서, 업보의 측면에서, 야구의 신(神)의 측면에서, 나쁜 조처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면 대결해야죠."
대망의 50홈런-50도루 달성에 홈런 1개만을 남긴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볼넷으로 왜 거르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마이애미 말린스의 스킵 슈마커 감독이 내놓은 답변이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미국프로야구(MLB) 방문 경기에서 1회와 2회 거푸 베이스를 훔쳐 시즌 도루를 51개로 늘렸다.
또 6회 우중월 투런포로 시즌 49호 홈런을 장식한 뒤 빅리그 사상 최초의 50-50 달성에 홈런 1개를 남긴 채 7회 2사 3루 타석에 들어섰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슈마커 감독은 오타니를 비어 있는 1루로 내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운드에 있던 투수 마이크 바우먼에게 볼넷으로 거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
오타니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우먼의 바깥쪽 낮은 너클 커브를 밀면서 퍼 올려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로 대망의 50호 홈런을 채웠다.
대기록의 제물이 되기를 거부하지 않는 MLB 특유의 정면 대결 문화가 빅리그 첫 50-50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슈마커 감독의 명언만큼이나 이 경기 중계 캐스터의 50-50 달성 당시 코멘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회자한다.
캐스터는 오타니의 50홈런이 터지자 유례없는, 유일한, 그리고 아주 특별한 이라는 뜻의 'one-of-a-kind'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해 오타니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유례없는 위업, 특별한 순간, 유일한 선수'라는 말로 오타니의 스타성과 최초의 기록을 동시에 부각했다.
MLB닷컴은 SNS 계정에 오타니의 올 시즌 50홈런과 50도루 장면을 편집한 영상을 올리고 '(관중) 누구도 야구장을 떠나지 않고, 누구도 집에 가지 않는다. 야구장의 불이 꺼지더라도 쇼는 계속된다'는 문구를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