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내 골과 팀 승리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 싶어요."
프로축구 수원FC의 돌격대장 안데르손은 팀이 연패한 직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FC는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김천 상무에 2-4로 졌다.
수원FC는 지난 13일 손준호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고 논란 속에 팀을 떠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부닥쳤고, 직후 치른 전북 현대전에서 0-6 대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 김천에도 2-4로 패했다.
전반전 김천의 수비에 꽁꽁 막혔던 안데르손은 후반전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뒤 공격력을 되찾기 시작했고, 후반 26분 이재원이 흘려준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김천을 2-3으로 추격하는 골을 넣었다.
안데르손은 "개인적으로는 골이 들어갔지만, 골과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면 바꿀 정도로 팀 승리가 간절했다"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도 "패배 속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팀으로 싸우고, 결과를 바꾸려고 했던 부분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손준호 사태는 9월 A매치 휴식기에 터졌다. 수원FC는 리그 재개 뒤 연패를 당했다.
안데르손은 "올해 세 번의 휴식기가 있었는데, 휴식기 직후 매번 연패를 당했다"면서도 "반대로 말하면, 항상 3연패까지는 빠지지 않았다. 좋은 흐름은 잇고, 좋지 않은 건 수정하고 보완해 다음 경기에서 3연패를 막겠다"고 다짐했다.
안데르손은 이승우(전북), 권경원(코르파칸 클럽), 손준호 등 팀의 핵심 멤버가 계속 빠진 가운데 수원FC의 핵심으로 역할하고 있다.
안데르손은 "이승우와 권경원이 나갔을 때도 주변에서 우리를 향해 '이제 이기지 못할 거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거다'라고 했는데, 그동안 준비해온 다른 선수들이 그 역할을 보란 듯이 대신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손준호의 역할을 누군가가 완벽하게 대체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또 다른 선수가 충분히 해줄 거라고 믿는다"며 "우리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눈빛을 빛냈다.
안데르손은 자신의 수비 가담 정도를 반성한다며 김은중 감독이 강조한 '희생'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안데르손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대량 실점이 반복되는 건 한 명의 실수가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나부터 반성하고 나아지겠다는 마음을 모든 선수들이 가진다면 좀 더 좋은 모습이 나오고 결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김은중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희생을 강조했는데, 최근 팀 분위기 때문에 목소리를 더 크게 내시게 된 건 있다"며 "감독님이 말씀하신 희생이라는 메시지에 맞춰 경기에서 주문하신 부분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데르손은 올 시즌 6골 12도움을 기록 중이다.
도움 부문에서는 2위 황문기(7개·강원)와 5개가 차이 날 정도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고, 공격포인트는 18개로 일류첸코(17개·서울)에 1개 앞선 1위다.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6월과 8월엔 두 차례 K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안데르손은 "최우수선수(MVP)나 베스트 11 등 개인상에 욕심내는 건 당연하지만, 상을 위해서 뛰는 건 아니다"라며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받지 못한다면 보완할 부분을 채워서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된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