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국내 무대 데뷔전에 나선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과 미겔 리베라 KB손해보험 감독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캐피탈은 21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개막전(남자부 A조 1차전)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 점수 3-0(30-28 25-21 25-11)으로 꺾었다.
블랑 감독은 지난해 12월 경질된 최태웅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번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았다.
블랑 감독은 재작년 일본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긴 명장이다.
이날 블랑 감독은 아시아쿼터 덩신펑(등록명 신펑)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세우고, 토종 주포 허수봉과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아웃사이드 히터에 배치했다.
허수봉이 양 팀 최다인 19점을 터뜨렸고, 신펑이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15점, 레오가 블로킹 2개를 곁들어 14점을 올렸다.
2023-2024시즌까지 세 시즌 간 OK저축은행에 몸담았던 레오는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1세트 후반 한두 점 차 접전을 이어가던 양 팀은 25점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듀스에 접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이 한 점 앞서가면 OK저축은행이 동점을 만들며 스코어는 28-28까지 올라갔다.
이때 허수봉의 백어택과 OK저축은행 외국인 선수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의 퀵오픈 아웃이 교차해 현대캐피탈이 첫판을 가져갔다.
2세트까지 잡은 현대캐피탈은 삼각편대의 화력을 더욱 끌어올렸고 3세트를 더블 스코어 이상의 점수 차로 이겼다.
루코니(16점)에게 득점이 편중된 OK저축은행은 FA 이적생 신장호(6점)를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아쉬웠다.
미겔 KB손해보험 감독은 데뷔전에서 쓴맛을 봤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4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에 세트 점수 1-3(15-25 25-23 24-26 15-25)으로 패했다.
승부처는 KB손해보험이 20-16으로 먼저 승기를 잡은 3세트였다.
하지만 저력의 대한항공이 23-23 동점을 만든 뒤 24-24 듀스에서 곽승석의 퀵오픈과 정한용의 블로킹으로 역전승했다.
분위기를 가져간 대한항공은 4세트를 10점 차로 완승했다.
삼성화재에서 이번 시즌 대한항공으로 옮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양 팀 최다 25득점을 폭발했다.
외국인 선수를 아낀 KB손해보험에서는 손준영(17점), 윤서진(14점)이 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2월 후인정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하자 그다음 달 미겔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미겔 감독은 스페인 남자 프로배구팀 CV 테루엘을 이끌어 통합우승 2회, 컵대회 우승 2회, 슈퍼컵 5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재작년부터는 스페인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