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인권을 탄압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편에 서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가 PGA투어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린 필 미컬슨(미국)에게 탈출구가 열릴 조짐이다.
PGA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가 미컬슨이 PGA투어에 복귀하겠다면 환영하겠다는 뜻을 9일(한국시간) 밝혔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의 지원을 받는 슈퍼골프리그 창설에 앞장선 미컬슨은 최근 사우디 정부가 인권을 탄압하고 반정부 언론인을 살해한 걸 알지만 선수들의 돈을 착취하는 PGA투어를 뜯어고치는 지렛대로 삼겠다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미컬슨은 KPMG, 워크데이, 캘러웨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후원 기업을 잃었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비난을 받아 궁지에 몰렸다.
사면초가에 빠진 미컬슨은 사과하고 자숙한다면서 PGA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모너핸 커미셔너는 "미컬슨이 PGA 투어에 복귀할 준비가 되면 그와 대화하겠다. 기다리고 있다"고 9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미컬슨은 PGA투어에서 45승을 했다.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고 PGA투어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추켜세운 모너핸 커미셔너는 "앞으로 상황은 미컬슨 하기에 달렸다. 그가 전화하면 반갑게 받겠다"고 밝혔다.
모너핸 커미셔너는 또 "그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징계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미컬슨에 대한 징계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모너핸 커미셔너의 이런 발언은 미컬슨이 투항하면 용서하고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고의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보여준 성원에 감사드리며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 수준의 골프 대회를 최고의 팬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모너핸 커미셔너는 "다른 골프 리그에 대한 소문이 많지만, PGA투어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슈퍼골프리그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