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SG 랜더스의 오른손 마무리 투수 조병현(23)은 지난해 막판 놀라운 투혼을 펼쳤다.
그는 SSG의 정규시즌 마지막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했고, 이 중 2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책임지며 뒷문을 막았다.
SSG는 조병현의 호투를 발판 삼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극적으로 정규시즌 5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조병현은 올 시즌에도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기 시작한 8월 이후 다시 멀티 이닝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고,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선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16일 LG전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불을 꺼 더욱 의미 있었다.
SSG는 8-7로 앞선 8회초 필승조 노경은이 흔들리면서 2사 1,3루 역전 위기에 놓이자 조병현을 조기에 투입했다.
안타 1개만 허용해도 경기가 뒤집어지는 최대 위기 상황이었다.
조병현은 상대 팀 타자 신민재의 약점인 바깥쪽 높은 코스로 직구 2개를 내리던졌다.
공은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 볼카운트 2볼이 됐다.
불리한 볼카운트에도 조병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3구째 149㎞ 직구를 다시 바깥쪽 높은 코스에 뿌렸다.
신민재의 배트는 반응했고, 빗맞은 타구는 내야 뜬 공이 됐다.
조병현은 "힘으로 이겨내고 싶었다"며 "볼카운트가 불리했지만,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지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선두 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 오스틴 딘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냈고, 문보경을 1루수 라인드라이브 병살타로 처리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SSG는 이날 승리로 3위 롯데 자이언츠를 반 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경기 후 만난 조병현은 "맡겨만 주면 4아웃은 물론, 5아웃, 6아웃 처리도 가능하다"며 "난 체력에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른 팀 마무리 투수들도 4,5아웃 세이브를 문제 없이 잡아내더라"라며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병현은 이날 경기로 5승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올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KBO리그 마무리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그는 "나 혼자의 힘으로 거둔 성적이 아니다"라며 "난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 투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테랑 노경은 선배가 항상 많은 도움을 준다"며 "노경은 선배는 한 시즌 동안 마무리 투수로 뛰면 4개 이상의 블론 세이브가 무조건 나온다며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해줬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