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전북 새 사령탑 포옛은 실패로 발전해온 '오뚝이'

K리그1 전북 새 사령탑 포옛은 실패로 발전해온 '오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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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석기자

"성공과 실패 오가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점 가장 인상적"

EPL서 기성용 지도하고 태극전사 사령탑 거론되는 등 한국과 깊은 인연

그리스 대표팀 시절 포옛 감독
그리스 대표팀 시절 포옛 감독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4일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우루과이 출신의 거스 포옛(57) 감독은 경력과 이름값 면에서 K리그 역대 최고 수준의 사령탑이라 할 만하다.

K리그 감독으로 선임된 시점에 포옛 감독과 비견될만한 경력을 갖춘 지도자로는 2007~2009년 FC서울을 이끌었던 셰놀 귀네슈(튀르키예) 현 트라브존스포르(튀르키예) 감독, 1995~1998년 부천 SK를 지휘한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 등이 거론된다.

귀네슈 감독과 니폼니시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면서 낸 성과로 크게 주목받으며 국내 무대를 밟았다.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의 3위 돌풍을 지휘했고, 니폼니시 감독은 카메룬을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8강에 올려놨다.

포옛 감독은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그리스 대표팀을 맡아 유로 2024(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으나 본선에 진출시키진 못했다.

'국대 사령탑'으로서 성과만 놓고 보면 포옛 감독은 이들 두 원로 감독에 크게 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 무대' 경력까지 묶어서 보면 포옛 감독이 외려 위에 있다고 평가될 여지가 있다.

2000년대를 전후해 세계 축구계가 고도로 시장화되면서 대표팀 감독보다는 자본이 몰리는 클럽 감독 자리를 향한 경쟁이 훨씬 치열해 진 게 사실이다.

그리스 대표팀 시절 포옛 감독
그리스 대표팀 시절 포옛 감독

[EPA=연합뉴스]

포옛 감독은 이런 흐름이 확고해진 뒤인 2010년대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베티스, 프랑스 리그1 보르도 등 유럽 빅리그 구단을 지휘했다.

포옛 감독은 선수 시절 첼시,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어 국내 중년층 축구 마니아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익숙한 이름이다.

한국 축구와 인연도 깊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선덜랜드를 지휘하면서 스완지시티에서 임대를 온 기성용을 지도했다. 기성용은 2013-2014시즌 공식전 4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포옛 감독은 해외파 시절 기성용을 가장 잘 활용한 지도자로 기억된다.

포옛 감독은 올해 홍명보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유력하게 거론된 외국인 후보였던 거로 드러나 다시 한번 한국 팬들로부터 강렬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런 포옛 감독을 전북이 선택한 것은, 단순히 이름값 때문만은 아니다.

전북 이도현 단장은 "포옛 감독이 성공과 실패를 오가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전북은 포옛 감독과 접촉하면서 그를 잘 아는 국내외 축구인들을 상대로 평판 조회를 했는데,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에도 곧바로 다른 팀을 맡아 소기의 성과를 내곤 했던 점, 비록 지금은 빅리그에서 멀어졌지만, 축구 전술을 놓고 보면 빅리그 시절보다 더 노련해진 점 등이 언급됐다고 한다.

포옛 감독의 이런 '오뚝이' 같은 성정이 '난파선'으로 전락한 전북의 재건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구단 수뇌부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사단에 더해 구단이 국내 코치진을 추가 선임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 또한 전북이 포옛 감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 요인이다.

레알 베티스 시절 포옛 감독
레알 베티스 시절 포옛 감독

[EPA=연합뉴스]

전북은 포옛 사단이 국내 무대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조국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를 선임했다.

한국 선수들은 감독이 '자율'에 맡기는 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데에 익숙하다.

덕장이나 관리형 감독보다는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유형의 지도자가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이 있는 점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전북은 외국인 감독으로 갈 경우 좀 더 낮은 눈높이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줄 국내 코치가 필요하다고 봤는데, 이에 포옛 감독도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도현 단장은 "팀의 현재 상황과 중장기적인 관점을 모두 고려해 수많은 고심 끝에 판단했다"면서 "구단의 비전과 철학에 대한 높은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장 중요한 선임 기준으로 내세웠으며, 포옛 감독이 보여준 축구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 팀을 대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과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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