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골 무솔리니 외증손자에 팬들 '파시스트 경례'

프로 첫골 무솔리니 외증손자에 팬들 '파시스트 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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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기자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의 프로 데뷔 첫골 세리머니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의 프로 데뷔 첫골 세리머니

[유베 스타비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외증손자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21·유베 스타비아)가 프로 데뷔 첫 골을 터뜨렸다.

로마노는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카스텔람마레디스타비아의 로메오 멘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세나와의 세리에 B(2부리그) 홈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7월 라치오에서 유베 스타비아로 임대 이적해 세리에 B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마노의 프로 데뷔 첫 골이다.

로마노의 골이 터지자 경기장 아나운서는 "로마노가 득점했습니다"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이에 홈 관중들이 "무솔리니"라고 화답하며 '파시스트 경례'를 하면서 논란을 빚었다고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는 이 경례 방식은 이탈리아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독재자 무솔리니 통치 시절에 쓰이던 동작으로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린다.

로마노는 무솔리니의 손녀 알레산드라 무솔리니의 아들이다. 배우 출신인 알레산드라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으로 상원의원(2013∼2014년)과 유럽의회 의원(2014∼2024년)을 지냈다. 그는 이날 관중석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로마노는 과거 인터뷰에서 핏줄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항상 편견은 존재하겠지만 내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름 탓에 내 커리어가 영향을 받는다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중요한 건 내가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치오의 유소년 시스템을 거친 그는 유베 스타비아에서 뛰어난 신체 조건과 빠른 스피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로마노의 뜻과는 달리 '무솔리니 핏줄'이라는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솔리니는 20세기 이탈리아를 파시즘 체제로 이끈 독재자로, 그의 이름은 지금도 이탈리아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 때문에 로마노는 단순히 한 명의 유망한 축구 선수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로마노가 역사적 유산의 그늘을 넘어 축구 선수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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