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의 '무언 작전타임'…"스스로 깨닫기를 바랐다"

최태웅 감독의 '무언 작전타임'…"스스로 깨닫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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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촬영=임순현]

(안산=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OK금융그룹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선두권 추격에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1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OK금융그룹에 3-2로 승리했다.

1·2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현대캐피탈은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반격을 시작했고, 결국 4·5세트를 내리 가져와 귀중한 승점 2를 얻었다.

허수봉이 혼자서 25득점에 공격 성공률 56.09%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1세트에 이어 2세트에서도 좀처럼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자 최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놓고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스스로 침체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바랐던 것이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선수들이 젊다 보니 강하게 질책해야 할 때와 다독여야 할 때가 있다"며 "화만 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상황에서 말을 해봤자 화를 낼 것 같아서 선수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말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감독의 의중은 선수들에게 정확히 전달됐고, 결국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다.

3∼5세트에서 15득점으로 대활약하며 역전승을 이끈 허수봉은 "감독님은 항상 '내가 뭐라고 해봤자 결국 너희들이 해야 경기가 바뀐다'고 말씀하셨다"며 "선수들끼리 코트에서 얘기를 나누며 답을 찾기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끈질긴 수비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리베로 박경민도 "감독님이 작전 타임 때 저희를 믿어서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한 것 같다"며 "선수들 힘으로 한번 해보라고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적인 역전승으로 경기 후 함박웃음을 터뜨린 최 감독에게는 또 하나의 희소식이 있다.

최근 주포 로날드 히메네즈(등록명 히메네즈)가 부상으로 빠지며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던 최 감독은 14일부터 경기에 투입되는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를 앞세워 후반기 반전을 노린다.

지난 4일 입국한 펠리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를 했다. 최 감독은 14일 펠리페의 격리가 해제되는 대로 곧바로 경기에 투입할 생각이다.

최 감독은 "펠리페는 14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워낙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여서 경기를 뛰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상태를 지켜 보고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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