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전희철 감독, 5명 전원 교체…"무언의 화 좀 냈죠"

프로농구 SK 전희철 감독, 5명 전원 교체…"무언의 화 좀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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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리온 전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는 SK 전희철 감독
8일 오리온 전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는 SK 전희철 감독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오늘은 '무언의 화'를 좀 냈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49) 감독이 경기 초반 선발로 나섰던 5명을 전원 교체하며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운 끝에 22점 차 완승을 따냈다.

SK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81-59로 이겼다. 22점 차 대승이었지만 초반은 불안했다.

경기 시작 후 5분 가까이 한 점도 넣지 못하고 0-8로 끌려갔다. 이날 SK는 실책 13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7개를 1쿼터에만 쏟아냈다.

전희철 감독은 1쿼터 시작 후 약 4분이 지났을 때 선발로 나왔던 김선형, 자밀 워니, 안영준, 최부경, 최원혁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고 허일영, 리온 윌리엄스, 최준용, 양우섭, 오재현을 투입했다.

누가 봐도 '질책성 교체'였다.

물론 농구에서는 교체됐던 선수도 다시 기용할 수 있지만 전 감독의 '정신 차리라'는 신호에 선수들은 초반 부진했던 흐름에서 벗어났다.

SK는 윌리엄스가 팀의 1쿼터 초반 8득점 가운데 6점을 책임지며 추격에 나서 1쿼터를 12-13으로 마쳤다.

자칫하면 초반에 무너질 수 있던 위기를 벗어난 SK는 2쿼터부터 경기 주도권을 되찾고 오히려 22점 차로 크게 이겼다.

경기 종료 후 전희철 감독은 "1쿼터에 선수들이 방심하다가 안 좋은 모습이 나왔다"며 "선발로 들어간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해줘야 하는데 경각심을 주기 위해 5명을 다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선두 경쟁을 벌이는 '통신 라이벌' 수원 kt와 경기 도중 타임아웃 시간에 화를 내는 장면이 화제가 됐던 전 감독은 '오늘도 화를 냈느냐'는 질문에 "이번엔 '무언의 화'를 냈다"고 답했다.

그는 "마스크를 써서 선수들이 잘 못 느낄지도 모르지만, 제가 서 있는 자세나 눈빛을 보면 다 느꼈을 것"이라며 "다행히 2쿼터부터 선수들이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해주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15점을 넣은 최준용은 'kt와 경기처럼 감독이 화를 내는 것'과 오늘처럼 '무언의 화'를 내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효과가 있느냐는 물음에 "둘 다 무섭다"고 답했다.

최준용은 "오늘은 감독님 눈빛에 선수들이 제압을 당했다"며 "저희가 잘해서 둘 다 안 나오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kt와 선두 경쟁을 벌이는 SK는 9일 3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한다.

이번 시즌 SK는 인삼공사에 3라운드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최준용은 인삼공사에 약한 모습이라는 지적에 "우리는 약한 팀이 없고, 다 자신 있다"며 "내일도 이기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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