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김민혁이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4-4로 맞선 9회말에 끝내기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하고 있다. [kt wiz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4년 프로야구 kt wiz에 입단한 외야수 김민혁(28)은 장타와 거리가 먼 선수다.
그는 입단 후 6년 만인 2020년에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맛봤고,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9개의 홈런을 쳤다.
1년에 1개의 홈런을 친 셈이다.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김민혁은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그는 어떤 변화구, 어떤 강속구도 쳐낼 수 있는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노려치기 기술을 갖췄다.
김민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자기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수비를 볼 수 없었던 김민혁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대타로만 3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했고,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선 대타로 5타수 3안타 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김민혁은 18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자신이 '노려치기'에 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는 4-4로 맞선 9회말 1사에서 두산의 마무리 투수 김택연을 상대했다.
최근 많은 경기에 등판했던 김택연은 힘이 떨어진 듯 볼 3개를 내리던졌고, 4구째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 김민혁은 김택연이 다시 직구를 던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5구째 시속 149㎞ 몸쪽 직구가 날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타구는 포물선을 그렸고, 그대로 오른쪽 담장 밖에 꽂혔다.
김민혁의 프로 통산 10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민혁은 "직구 하나만 생각하고 스윙했다"며 "내게 유리한 볼카운트여서 부담 없이 노려쳤는데 홈런으로 이어져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홈런을 칠 줄은 몰랐다"며 "기쁜 마음보다 얼떨떨한 느낌이 들어서 멋진 세리머니도 펼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kt는 김민혁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이날 패한 5위 SSG 랜더스를 한 경기 차로 추격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t는 후반기에 힘을 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품게 됐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민혁은 "포스트시즌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며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꼭 가을야구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