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배소현이 폭염 속에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3차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정상에 올랐다.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 웨스트·사우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서어진, 황유민과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파5)에서 이어진 연장 1차전에서 황유민이 먼저 탈락했고, 배소현과 서어진은 2차전에서도 버디에 버디로 응수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해 3차전까지 넘어갔다.
서어진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배소현은 홀 60㎝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KLPGA 첫 우승을 차지한 배소현은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상금 1억8천만원과 함께 이번 시즌 4번째 멀티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2승 이상을 올린 선수는 박현경, 이예원(이상 3승), 박지영(2승)에 이어 배소현(2승)이 네 번째다.
32도까지 기온이 오르는 폭염 속에 경기 초반은 서어진과 황유민의 우승 다툼으로 좁혀지는 듯했다.
6타를 줄인 황유민이 공동 선두에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챔피언 조의 배소현과 서어진의 대결은 계속됐다.
서어진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해 조용히 타수를 줄여 나간 배소현은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3차전에서 배소현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그린 못 미친 러프에 공이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웨지샷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인 뒤 버디로 연결해 6시간이 넘는 혈투를 마무리 지었다.
배소현은 우승이 확정된 뒤 대회장 내 리조트의 풀장에 뛰어들어 우승 세리머니를 하며 더위를 식혔다.
배소현은 "이번 대회 우승자는 물에 빠지는 세리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고 혹시나 해서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다행이었다"며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나만의 시즌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규투어 3년 차인 서어진은 첫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민선은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한 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14언더파 202타로 4위에 올랐다.
2주 전 제주 삼다수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윤이나는 2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04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다솜과 박지영, 김가영, 장수연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