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혼란 속에 경기 결과와 종료 여부가 확인되지 않다가 2시간가량 뒤 재개된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적인 첫 경기 모로코-아르헨티나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전날 열린 모로코와 아르헨티나의 남자축구 B조 1차전 후반 막판에 벌어진 관중 난입 사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프랑스 생테티엔의 스타드 조프루아기샤르에서 24일 오후 3시에 킥오프한 이 경기는 모로코의 2-1 승리로 끝났으나 경기가 일시 파행되는 등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한 골 차로 끌려가던 아르헨티나는 주어진 후반 추가 시간 15분이 다 지니고 23초가 흐른 시점 크리스티안 메디나(보카 주니어스)의 극장 골이 터져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둔 듯했다.
하지만 메디나의 득점 이후 흥분한 관중들의 난입과 물병 투척으로 혼란스러워진 가운데 양 팀 선수가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경기가 마무리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절차상 메디나의 득점에 대한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될 상황에서 심판이 일단 경기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반적인 축구 경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큰 혼란이 생긴 것이다.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간 이후 경기 감독관이 로이터 통신에 이 상황을 '종료'로 간주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히는 등 조직위도 혼선을 빚은 걸로 보인다.
조직위에서 낸 최종 결정은 'VAR 이후 경기 재개'였고, 메디나의 헤딩은 결국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오후 7시를 넘어서야 경기가 재개됐고, 남은 3분 15초를 마저 채우고서 진짜 종료 휘슬이 울렸다.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혼란이 빚어진 이 경기는 오는 26일 '센강 개회식'을 통해 막을 여는 파리 올림픽의 첫 경기였다.
전체 종목을 통틀어서 가장 빨리 킥오프한 경기가 모로코-아르헨티나전과 C조의 스페인-우즈베키스탄전이었다.
조직위는 로이터 통신에 "(당시 상황은) 일부 관중의 난입으로 경기가 중단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관계자들과 함께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도 "조직위와 국제축구연맹(FIFA) 사이 회의가 열렸다.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무승부로 승점 1을 거둔 줄 알았다가 패배의 쓴맛을 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일은 '스캔들'이었다"며 "이건 동네 대회가 아니라 올림픽 경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내 치안 문제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런 변동 사항을 하나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면서도 "이미 일어난 일이고, 남은 2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일단 화를 가라앉히고 다음 경기에서 전부 풀어내면 된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장도 "모로코 팬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온 후 라커룸에서 거의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선수들이 다시 몸을 풀고 중단됐던 경기를 재개했는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고 대회 규정에도 어긋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모로코의 간판선수인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는 자국 팬들의 행동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키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성스러운 우리 팬들의 이미지를 훼손한 일부 팬의 행동이 개탄스럽다. 축구에서 이런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