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농구선수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5.2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1년 만에 한국 프로농구로 돌아온 이대성과 '사전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 삼성 측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삼성과 2년, 첫해 보수총액 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한 이대성은 2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2시즌 연속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 그는 1년 전만 해도 더 치열한 경쟁을 원해 한국을 떠난다고 호기롭게 외쳤던 터라 농구 팬들의 실망감이 매우 크다.
'전 소속팀'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향해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고 밝히거나 구단 측 반응을 놓고 '당황스럽다'고 7차례나 언급하는 등 날을 세워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또 하나 주목해볼 지점은 이대성과 삼성이 KBL이 금지하는 '사전 접촉'을 저질렀는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이대성이 지난달 삼성의 정식 사령탑이 된 김효범 감독과 절친한 만큼 일찌감치 삼성행에 합의한 후 한국가스공사의 제안을 기다리는 것처럼 처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자유계약(FA) 시장에 들어오려 KBL에 '계약 미체결' 신분 선수로 등록하기 전 이미 삼성 입단을 정해둔 상태로 국내 무대로 돌아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농구선수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2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이대성은 "(삼성에) 오퍼를 받은 시기는, 사실 (일본 시호시스 미카와와 계약 해지 전까지는) 공식적인 오퍼를 (구단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의견이나 이런 부분은 김효범 감독님과 친한 사이라 편하게, 말 안 해도 아는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미카와와 협상이 끝난 시점에서 계약까지 해지돼야 제가 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그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거취에 대해서는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김 감독과 '같은 마음'이었을 뿐, 구단의 공식 제안을 받고 협상을 시작한 건 미카와와 관계를 정리한 이후였다는 설명이다.
미카와에 적을 둔 상태에서 사령탑과 삼성 합류를 얼마나 자세하게 논의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 현장을 찾은 삼성 관계자는 "우리가 계약 내용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한 건 FA 기간 내 협상한 것"이라며 "두 사람이 지인 관계니 '삼성에서 한 번 뛰어 볼래?'라는 식으로 이야기한 건 우리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그들만의 내용이라고 봐야 한다. 사적 관계"며 "솔직히 신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고 짚었다.
우리나라와 제도, FA 협상 방식·기간 등이 다른 일본 B리그에서 뛴 이대성에게 KBL 기준으로 사전 접촉 여부를 엄밀히 따질 수 있냐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이대성 선수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등록된 선수가 아니었다"며 "(우리가 한 게) 사전 접촉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확인해줘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농구선수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4.5.22 [email protected]
이어 "또한 (이대성처럼 신분상) 계약 미체결 선수가 FA 기간 (사전 접촉 금지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게 맞는 건지도 봐야 한다. 계약 미체결 선수는 그냥 FA로 1년을 있었던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첫 사례인 만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제도로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BL은 매 시즌 플레이오프가 끝난 다음 날 FA 선수를 공시한다. 구단과 선수는 공시 전까지는 계약이나 교섭을 위한 접촉이 일절 금지된다.
다만 이대성과 김 감독이 실제 입단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음을 자료 등으로 입증했다고 해도 이같이 절친한 사이끼리 주고받은 '사담'이라면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도 현재로서는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다.
KBL 측은 "이번 사례를 들여다보고 규정 위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