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파죽의 5연승을 달린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2∼3위도 괜찮다"며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강팀다운 여유를 뽐냈다.
울산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46분 마틴 아담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FC서울을 1-0으로 꺾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울산은 후반전 서울과 날카로운 슈팅을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펼쳤다.
그러다가 경기 종료 직전 아타루의 문전 헤더가 서울 최준의 팔에 맞은 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확인돼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마틴 아담이 깔끔하게 차 넣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은 "공을 소유하면서 상대를 제어하고자 했는데, 준비한 대로 경기했다"며 "전반에 상대의 체력을 빼놓고, 후반을 노리려던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는 소극적이었다"며 부족했던 점을 짚었다.
울산은 전반전 슈팅 2개에 그치는 등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후반전에는 슈팅 7개를 시도했으나 필드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5연승을 달린 울산은 승점 23을 쌓고 선두 경쟁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포항 스틸러스(승점 21)가 전북 현대(승점 10)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우선 1위를 지킨다.
홍명보 감독은 "순위는 또 뒤집힐 것"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리그를 마라톤에 비유하며 "2∼3위를 유지하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홍 감독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2년 연속 우승했는데, 굉장히 힘들다. 지금 순위도 충분하다"며 "마라톤도 42.195㎞를 계속 맨 앞에서 달리면 바람을 다 맞아 힘들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이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에 골키퍼 조현우의 지분이 크다고 봤다.
조현우는 이날도 전반 21분 이태석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비롯해 후반 24분 이승준의 오른발 슈팅, 2분 뒤에는 강성진의 헤더에 이은 이승준의 슈팅까지 모조리 막아내며 울산의 골문을 지켰다.
"대한민국 넘버원 골키퍼"라고 조현우를 극찬한 홍 감독은 "매 경기 조현우 덕분에 승점을 얻는 게 사실이다. 울산의 좋은 결과에는 항상 조현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동 서울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직전 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데에 대해서는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보는) 상황이 아니라, 뒤에서 공이 날아와 (최준의) 팔에 맞은 상황인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핸드볼 파울 당사자인 최준에 대해서는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힘을 불어넣는 에너자이저"라며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