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막 어지럽고, 다리도 후들거리고, 퍼팅할 때 집중력도 떨어지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표 장타자 방신실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에서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방신실은 26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때렸다.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친 데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낸 방신실은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방신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을 마치고 지난 23일 저녁 귀국했다.
방신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힘들다"는 방신실은 "오늘 아침도 오전 5시에 일어났는데 밤새 여러 번 깼다"고 말했다.
태평양을 건너가 경기를 치르고 다시 돌아오자마자 대회에 나서는 경험은 처음이라는 방신실은 "이참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소연과 달리 방신실의 경기력은 이틀 내리 나무랄 데가 없었다. 36홀 동안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12개를 솎아냈다.
이날은 파 5홀 4곳 모두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투온을 시도해 버디 3개를 잡아내 장타력과 정교함을 동시에 뽐냈다.
이날 딱 한 번 그린을 놓친 방신실은 17번의 버디 기회에서 버디 7개를 챙겼는데 "아쉬운 퍼트가 많았다"고 말해 7언더파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눈치였다.
방신실은 "시차 적응 때문에 힘이 드니까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고 무아지경에서 공을 친 것도 덕을 봤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KLPGA투어 데뷔전을 이곳에서 치르며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방신실은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는 마음도 편하고 자신이 있다.
그는 "작년에 좋은 기억도 있는 데다 이 코스는 티샷이 좀 빗나가도 페어웨이가 넓어 위험하지 않다"면서 "파 5홀도 투온을 시도하는데 크게 위험하지 않아 마음 놓고 장타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권으로 3라운드를 맞게 됐지만 방신실은 "몸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여러 번 해봤다. 과도하게 욕심이 생기면 경기에 집중이 안 되더라"는 방신실은 "작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 때 우승 경쟁을 하다가 어이없는 실수를 했던 곳에서는 그때 생각을 하면서 조심했다"고 말했다.
"일단 우승 경쟁보다는 몸이 먼저라서 컨디션 조절을 잘하는 게 남은 이틀 동안 숙제"라는 방신실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다짐했다.
6언더파 66타를 친 최민경이 방신실에 1타 뒤진 11언더파 133타로 2라운드를 마쳤고 닷새 전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연패를 달성한 최은우와 박결이 9언더파 135타로 뒤를 이었다.
전날 1오버파로 부진했던 윤이나는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합계 7언더파 137타로 상위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