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2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1-0으로 승리한 한국의 이태석이 기뻐하고 있다. 2024.4.23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출전한 황선홍호는 세트피스가 반갑다. '황금 왼발'을 뽐내는 이태석(서울)이 있어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전승으로 B조 1위를 확정한 황선홍호는 기분 좋게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8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인 선수는 왼쪽 풀백 이태석이다. 그는 이번 대회 들어 매 경기 어시스트를 쌓았다.
이날도 우승 후보로 꼽힌 일본을 침몰시킨 '한방'은 이태석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태석이 왼발로 투입한 볼을 김민우(뒤셀도르프)가 헤더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호의 일본전 경기력은 완벽하다 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은 '한일전'보다는 8강부터 시작하는 토너먼트에 집중했다. 그래서 2-0으로 이긴 중국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 중 10명을 바꾸는 대규모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주축들에 대거 휴식을 준 것이다.
5백을 꺼내 시작부터 수비적으로 나선 황선홍호지만 결국 휴식과 승리를 모두 챙겼다.
주도권을 내주고 시종 밀려도 세트피스 한 번이면 승부를 가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태석과 같은 정교한 킥력을 보유한 자원이 있다면 이런 전략이 가능하다.
4일 열린 대 폴란드전에서 한국이 성공시킨 첫골장면. 이을용이 센터링 한 볼을 황선홍이 왼발로 성공시키고 있다./KBS제공/2002.6.4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2002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첫 경기인 아랍에미리트(UAE)전을 돌아보면 황선홍호는 대회 시작부터 꼬일 뻔했다.
공 점유율에서 73%대 27%, 슈팅 수에서 16대 3으로 UAE를 압도했는데도 종료 직전까지 점수는 0-0이었다.
후반 49분 이영준(김천)의 타점 높은 헤더 득점으로 이어진 이태석의 크로스가 황선홍호를 살렸다.
이태석은 중국전에서도 이영준에게 공을 배달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왼 측면에서 깔아 찬 크로스가 골대 정면 페널티지역에 있던 이영준에게 연결됐다.
이영준은 이를 왼쪽으로 살짝 밀어 놓은 뒤 왼발 슈팅으로 2-0을 만들었다.
이태석의 정교한 왼발은 아버지를 빼닮았다.
A매치 51경기를 뛴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이 이태석의 아버지다.
공교롭게도 이 총감독도 현역 시절 이태석과 유사한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세트피스뿐 아니라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넘겨주는 왼발 전진 패스가 일품이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나왔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와 경기에서 전반 26분 이 총감독이 찔러넣은 크로스가 결승 골로 이어져 우리나라는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의 발판을 놨다.
그때 이 총감독의 왼발 패스를 마무리한 공격수가 바로 황선홍 감독이다. 지금 이태석의 '스승'이다.
(서울=연합뉴스) 22일 카타르대학교 훈련장에서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과 경기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4.4.22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