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헤딩은 자신이 없어서 그냥 발을 갖다 댔는데 그게 잘 맞았네요."
위기의 전북 현대를 2연승으로 이끈 21세 '영건' 전병관은 득점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북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서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4분 전병관의 '원더골'에 갈렸다.
오른쪽에서 김진수가 띄워준 크로스를 전병관이 오버헤드킥으로 마무리해 서울 골망을 출렁였다.
'올 시즌 가장 멋진 골'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전병관은 전북의 막내급 공격수다.
U-22(22세 이하) 자원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날 넣은 골은, 그의 전북 데뷔골이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전병관은 다소 얼떨떨해하는 기색이었으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
그는 득점 상황을 설명해보라는 말에 "진수 형이 크로스를 너무 잘 올려주셨다. 내가 헤딩은 자신이 없어서 그냥 발을 갖다 댔는데 그게 잘 맞았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 개막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지금은 박원재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하고 있다.
박 대행 체제 아래서 이날까지 2연승을 올리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박 대행은 초반 팀 성적이 안 좋다 보니 새내기인 전병관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으나 최근에는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병관은 "이제 확실하게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를 알고 축구를 하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코치진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살려주셔서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이 어려울 때 자신의 시즌 마수걸이 골을 뽑아낸 전병관은 전북의 확실한 반등을 믿는다.
그는 "전북은 강팀이고, 또 충분히 더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면서 "이기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