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러시아 무대에서 활약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중원의 핵심 황인범(25·루빈 카잔)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길에 전세기가 투입되는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황인범은 시리아와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을 하루 앞둔 6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전세기로 이동하는 건 무척 큰 차이가 있다. 선수들이 감사하게 생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3차전을 치른 뒤 이란으로 이동, 12일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원정 4차전에 나선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경기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해외파 선수들은 단기간 두 차례 이동을 겪어야 해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도 까다로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최적의 컨디션을 위해 이날 전세기 투입을 결정했다.
국내 이동부터 만만치 않은 미국과 러시아 리그에서 생활하며 전세기의 효과를 이미 체감해 온 황인범은 더욱 반색했다.
황인범은 "미국에서는 일반 비행기를 타고 경유도 하다 보니 확실히 회복이 힘들었다"며 "러시아에서는 우리 팀만 타는 전세기로 원정을 다니는데, 편리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원정에 전세기를 이용하는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해주시는 만큼 내일 좋은 경기로 승점 3을 따고, 바로 이란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해외 생활 3년 차인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힘든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생활이나 훈련에서 처지기보단, 재미있게 하려고 선수들과 많이 소통하고 운동장에선 '이런 걸 해보자'고 얘기하며 스스로 끌어 올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 2연전에서 그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공격진의 위력을 살리도록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참이다.
황인범은 "전진 패스를 계속 시도하는 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확성을 높이라는 주문을 많이 받는다. 공격적으로 나설 때 많이 움직이고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라고도 주문하시는데,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가 시작된 2018년 9월 A매치에 데뷔해 25경기에 나선 황인범은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자신은 소속팀과 대표팀 등 어디서든 지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건 A대표팀이라 더 크게 부각되고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인 것 같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제가 중용되는 걸 불편해하시는 분들께는 그 이유를 설득하고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경기마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과 추구하는 전술에 맞추려는 태도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정확성이나 과감함을 곁들여서 더 좋은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