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중국 푸젠성의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심서연(수원FC)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왕산산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최근 10경기 연속 무승(4무 6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B조에서 1승 2무(승점 5)에 그친 한국은 이날 태국을 7-0으로 꺾은 북한(2승1무·승점 7)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를 차지했다.
2차 예선에서는 A∼C조 1위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2위 팀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은 한 팀이 4강에 합류한다.
이에 따라 나란히 A∼C조 선두를 차지한 호주(3승·승점 9), 북한, 일본(3승·승점 9)이 내년 2월 열리는 4강 토너먼트 직행권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B조 2위로 밀린 한국은 C조 2위 우즈베키스탄(2승 1패·승점 6)에 뒤져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역대 첫 올림픽 무대 진출의 꿈을 또다시 접어야 했다.
지소연(수원FC)의 '골대 불운'이 가슴 아픈 경기였다.
벨 감독은 북한과 2차전에 들고나왔던 3-4-1-2 전술을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심서연, 이영주(마드리드CFF), 김혜리(현대제철)가 스리백을 구성한 가운데 장슬기(현대제철)와 전은하(수원FC)가 더블 볼란테를 이뤘다.
좌우 윙백은 추효주(수원FC)와 이은영(이은영)이 담당하고 '지메시' 지소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최전방 투톱은 천가람(KSPO)과 케이시 유진 페어가 맡고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현대제철)가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전반전 킥오프와 함께 공세에 나선 중국을 상대로 전반 1분 만에 첫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8분에는 중국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김정미가 슈팅을 막다가 상대 선수의 무릎에 얼굴을 부딪쳐 한동안 쓰러지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한국은 전반 20분 중국의 프리킥 상황에서 우리구물라에게 실점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며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전반 추가시간을 맞아 한국은 역습 상황에서 페어가 투입한 침투 패스를 지소연이 받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중국 왼쪽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렸다.
한국은 전반 동안 세 차례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슈팅 없이 '골대 불운'을 맛보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7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지소연이 중원에서 투입한 프리킥 상황에서 심서연이 헤더로 볼의 방향을 바꿔 골그물을 흔들었다.
A매치 87경기 만에 터진 심서연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선제골로 '파리행 도전'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듯했던 대표팀의 분위기는 후반 33분 동점 골을 내주며 실망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후반 33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투입한 프리킥을 왕산산이 골 지역 정면에서 헤더로 골 맛을 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은 추가 골을 향해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결국 1-1로 비겼다. 지소연의 '골대 불운'의 아쉬움이 더욱 짙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한국과 중국은 B조 2, 3위로 밀려 파리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동반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