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자국 축구협회장에게 강제로 입맞춤 당한 스페인 축구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가 국가대표에 복귀했다.
스페인축구협회(RFEF)는 18일(이하 한국시간)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네이션스리그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공개했다.
강제 입맞춤 사태 이후 대표팀 소집과 출전을 거부했던 에르모소는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자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에르모소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해 전 세계적으로 지탄받았다.
에르모소는 이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고, 에르모소가 속한 노동조합 풋프로(FUTPRO)가 사건에 대한 처벌을 주장하자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사전에 협의했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여론이 악화해 결국 사퇴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법정에서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에르모소에 대한 200m 이내 접근금지를 명령했다.
월드컵 우승 멤버를 포함한 총 81명의 스페인 여자 프로 축구선수는 지난달 몬세라트 토메 신임 감독이 이끄는 UEFA 여자 네이션스 리그 대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대표팀 소집 및 출전을 거부했다.
RFEF가 사태 해결을 위해 협회 고위급 임원들이 직책을 내려놓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하자 선수들은 보이콧을 철회했다.
당시 네이션스리그 소집 명단에서는 에르모소가 제외된 가운데, 스페인은 스웨덴(3-2 승)과 스위스(5-0 승)를 연파했다.
스웨덴 대표팀은 킥오프에 앞서 '#SeAcabo'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스페인 대표팀을 응원했고, 이를 본 스페인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Se Acabo'는 스페인어로 'it's over'(이제 끝이다)라는 뜻으로, 강제 입맞춤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로 널리 쓰인 말이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이달 28일 이탈리아, 내달 1일 스위스와 네이션스리그 D조 조별리그 3·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