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8승을 따낸 최진호는 작년부터 브룸스틱 퍼터를 쓰고 있다.
브룸스틱 퍼터는 드라이버만큼 긴 형태로 스트로크를 마치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듯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최진호는 작년 8월 군산CC 오픈 때부터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벌써 1년째 브룸스틱 퍼터를 쓰는 셈이다.
브룸스틱 퍼터는 최진호에게는 구원의 열쇠였다.
2017년까지 통산 7승을 쌓았던 최진호는 2018년부터 4년 넘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샷도 샷이지만 퍼트에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브룸스틱 퍼터를 손에 쥐게 됐다.
애초에는 퍼트 스트로크 리듬 감각을 향상하는 연습 도구로 썼다가 군산CC 오픈에서 실전에서도 써보기로 했다.
당시 대회가 열린 군산 컨트리클럽 그린이 느리고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어떤 퍼터를 써도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군산 CC 오픈에서는 큰 효과를 보진 못했지만, 최진호는 브룸스틱 퍼터의 장점에 눈을 떴다.
이어진 신한동해오픈 때도 브룸스틱 퍼터를 들고 나가 실전 감각을 익힌 최진호는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한 세 번째 대회인 비즈 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 우승했다.
5년 만에 통산 8승 고지에 오른 최진호는 어느새 KPGA 코리안투어에서 브룸스틱 퍼터의 전도사 격이 됐다.
31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LX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선두에 오른 최진호는 "퍼트가 썩 좋지 않던 내가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면서 우승하니까 다른 선수들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브룸스틱 퍼터에 관해 물어보거나 조언을 구하는 선수가 많다"면서 "심지어 용품 업체 피터까지 문의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퍼트 덕을 톡톡히 봤다.
이날 최진호는 "비가 와서인지 그린 주변 러프가 질기더라. 핀을 노리다가 그린을 놓치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퍼트로 승부하자는 전략으로 안전하게 그린을 공략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퍼팅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였다.
최진호의 전략은 제대로 맞아떨어져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7개를 뽑아냈다. 그는 "내일도 마찬가지 전략이다. 퍼트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최진호는 "진작 썼으면 우승을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할 만큼 브룸스틱 퍼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