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세계 축구의 중심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들의 득점 경쟁이 시작됐다.
19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울버햄프턴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2023-2024시즌 EPL 2라운드에서 한국과 일본의 공격수들이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은 팀이 0-4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10분 파비우 실바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돼 6분 만에 추격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머리로 힘차게 받아 브라이턴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의 핵심이자 한국 축구의 '에이스'인 손흥민이 아직 마수걸이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노팅엄의 황의조는 출전 기회를 모색하는 가운데 황희찬이 EPL 무대를 누비는 '코리안 리거' 중 가장 먼저 골 맛을 봤다.
울버햄프턴은 후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브라이턴의 4-1 승리로 끝났다.
황희찬이 추격골로 스포트라이트를 조금 빼앗아 가기는 했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역시 '1골 1도움'을 올린 일본 국가대표 윙어 미토마 가오루였다.
미토마는 전반 15분 신기에 가까운 돌파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공을 잡은 미토마는 45m 정도를 홀로 돌파하더니 오른발 땅볼 슈팅을 골대 오른쪽 하단 구석에 꽂았다.
울버햄프턴 선수 5명이 차례로 막아섰지만, 미토마의 드리블이 어디로 향할지 전혀 감을 못 잡는 모습이었다.
미토마는 '적토마'처럼 내달렸고, 울버햄프턴 선수들은 경합도 붙어보지 못한 채 벗겨졌다.
미토마는 전반 46분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의 2-0 추가골을 돕기도 했다. 왼쪽에서 정확한 컷백으로 공을 배달했다.
1골 1도움을 올린 미토마는 경기 최우수선수(MVP) 격인 '맨 오브 더 매치(MOTM)'로 선정됐다.
루턴을 상대로 치른 시즌 개막전(4-1 브라이턴 승)에서 선제골을 도운 미토마는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을 연승으로 인도했다.
한국과 일본 선수 간의 경쟁에서 일본이 먼저 치고 나간 모양새다.
2라운드까지 공격포인트 숫자(일본 3·한국 1)뿐 아니라 승부에 미친 '임팩트' 면에서도 미토마가 손흥민, 황희찬 등 한국 선수들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시즌 미토마는 EPL 7골 6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10골 8도움을 올리며 브라이턴의 고공비행을 주도했다.
EPL 무대에서 손흥민(지난 시즌 공식전 14골 6도움) 다음가는 아시아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미토마는 올 시즌 '최고'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여기에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던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지난 18일 빅클럽 리버풀에 입단하면서 EPL에서 '일본 축구'의 입지는 더 넓어졌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잦은 부상 등 악재에 시달렸다.
건강하게 새 시즌을 시작한 코리안 리거들과 떠오르는 일본 리거들의 경쟁은 주말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칠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