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효주가 9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보탤 기회를 잡았다.
김효주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서리의 월턴 히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공동 선두로 나선 릴리아 부(미국)와 찰리 헐(잉글랜드)에 불과 1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LPGA 투어 첫 우승을 2014년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따낸 뒤 4차례 더 우승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는 보태지 못한 김효주는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정상에 성큼 다가섰다.
작년 4월 롯데 챔피언십에 이후 1년 4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효주는 일주일 전 프리드그룹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준우승의 아쉬움도 씻어낼 태세다.
3라운드에서 김효주는 1번 홀(파4)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어 출발은 불안했다.
7번 홀(파4) 버디로 겨우 만회하고 10번 홀(파4)에서 또 버디를 잡았는데 타수를 줄여야 할 11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13번 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5∼17번 홀 3연속 버디로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17번 홀(파3)에선 13m 버디 퍼트를 집어넣기도 했다.
1, 2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30개를 넘겼던 퍼트가 27개로 줄어든 사실이 말해주듯 그린 플레이가 빼어났다.
김효주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어려웠지만 후반에 집중해서 괜찮았다. 쇼트 게임과 퍼팅이 너무 잘 됐다"면서 "내일도 이 감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퍼팅 감각이 특히 좋은 사실을 인정한 김효주는 선배 지은희와 함께 숙소 근처 마트에서 삼겹살을 사다 구워 먹은 덕분에 힘이 났다고 공개했다.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건재를 알린 신지애는 3언더파 69타를 때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5언더파 211타)에 올랐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AIG 여자오픈을 두차례 우승했다. 신지애가 우승한 2008년과 2012년에는 대회 이름이 브리티시 여자 오픈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스트라이킹이 좋았다. 그린에서만 좀 어려웠다"는 신지애는 "(바람이 심했지만) 바람을 믿고, 나 스스로를 믿으려고 했던 노력이 잘 됐다. 어제보다 한국 팬들이 많이 오셔서 힘이 됐다"고 말했다.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두른 양희영도 공동 9위(4언더파 212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정은은 공동 15위(2언더파 214타)에서 10위 이내 진입을 노린다.
고진영은 2타를 잃어 공동 17위(1언더파 215타)로 밀렸다. 신지은, 김아림도 공동 17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다.
'무빙 데이'답게 순위가 요동쳤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으로 최정상급 반열에 오른 부는 버디 7개를 쓸어 담으며 5타를 줄여 이번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부는 올해 혼다 클래식을 포함해 2승을 따냈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는 헐은 4타를 줄여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2016년 투어 챔피언십, 작년 불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등 통산 2승을 쌓은 헐은 대회장인 월튼 히스 클럽에서 2시간 거리 케터링에서 태어나 자랐다.
5언더파를 때린 에인절 인(미국)이 김효주와 함께 1타차 공동 3위로 올라섰다.
1,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쳐 5타차 선두로 3라운드에 나섰던 앨리 유잉(미국)은 보기 5개를 쏟아내며 3오버파 75타로 부진, 2타차 5위(7언더파 209타)로 내려앉았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4개 등 어수선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끝에 공동 9위(4언더파 212타)에 올랐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프리드그룹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 이어 3연속 우승에 도전한 셀린 부티에(프랑스)는 공동 54위(3오버파 219타)로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