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6연승을 이끈 우완 투수 엄상백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5회로 올 시즌 이 부문 1위를 질주하는 팀 내 선배 고영표를 보고 많이 배운다고 했다.
엄상백은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SSG 랜더스와 벌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팀의 3-1 승리에 발판을 놨다.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엄상백이 승리를 따내면서 시작된 kt의 연승은 어느덧 '6'으로 늘었다.
kt가 3연전 시리즈를 두 번 연속 싹쓸이한 것은 2019년 6월 28일∼7월 4일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전 이래 1천490일 만이다.
아울러 2위 SSG를 상대로는 2021년 8월 25∼27일 이래 706일 만에 3연전을 쓸어 담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SSG와 4위 kt의 승차는 4경기로 줄었다. 6연승 과정에서 엄상백이 2승을 거둔 덕분에 선수도, 팀도 완전히 신났다.
엄상백은 "시즌 초반 팔꿈치를 다쳐 재활을 거쳐 올라왔을 땐 몸이 안 돼 잘 던지고도 언제 맞을지 모르는 상태"였다며 "여름이 되니 페이스가 올라왔다"며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오늘도 초반에는 좋지 않았는데 수비(중견수 배정대)가 좋았고, 포수 (장)성우형의 리드도 좋았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엄상백은 "내가 승운이 없어 우리 선발진이 연승했을 때도 내게서 끊겼는데 오늘 6연승으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며 "마운드에서 잡생각을 하지 않고 점수를 줘도 내 할 일만 하자는 생각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선발 투수의 책무를 꾸준히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는 고영표가 KBO리그에서 가장 자신 있게 해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고영표에게서 엄상백이 배우는 점이 많다.
엄상백은 "타자의 반응을 보고 사인을 내는 장성우 형의 볼 배합은 정말 최고"라며 큰 신뢰를 보낸 뒤 "역시 잘 던지는 것과 승리를 하는 것은 다르다. 승리 투수가 되면 도파민(기쁨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 솟는다"고 활짝 웃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최근 너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엄상백이 초반 위기를 잘 넘겼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엄상백에 이어 8회 등판한 박영현은 kt 투수로는 주권(3회), 김민수(1회)에 이어 한 시즌 20홀드를 기록한 역대 세 번째 투수가 돼 승리와 함께 두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