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최하위 우리카드의 팀 내 '불협화음'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를 두고 남자배구판 '조송화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사전 인터뷰에서 알렉스를 선발로 내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직전 경기인 1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4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알렉스를 선발에서 제외하겠다는 신 감독의 발언에 기자단이 의문을 표하자 신 감독은 "알렉스가 지난 시즌보다 효율성 면에서 10% 더 떨어져서 그런 결정을 했다"며 에둘러 말했다.
지난 시즌 54.85%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던 알렉스는 이번 시즌에는 46.86%의 공격 성공률에 머물러 있다.
실제 경기에서도 신 감독은 경기 전 자신의 발언을 지나칠 정도로 실천했다. 신 감독은 1세트 15-11에야 뒤늦게 알렉스를 처음 투입했다.
시즌 첫 교체 출전에 알렉스도 적잖이 당황한 듯 예전만큼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18-14에서 세터 이호건이 올린 공을 힘차게 때렸지만, 조재영에게 막혀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21-15에서 서버로 나선 알렉스가 서브 범실을 기록하자 신 감독은 과감하게 교체를 단행했다. 알렉스는 1세트 무득점에 그친 채 웜업존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2세트에서도 알렉스는 신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17-16에서 투입됐지만, 오픈공격이 또다시 조재영에게 막히자 신 감독은 곧바로 알렉스를 경기에서 뺐다. 2세트도 그렇게 무득점이 됐다.
세트 스코어 0-2까지 몰리는 상황에서도 신 감독은 알렉스를 외면했다.
12-11로 뒤지는 상황에서 투입된 알렉스도 전혀 그답지 않은 플레이를 연속으로 보이며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18-15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이날 경기 첫 득점을 올렸지만, 결국 이 득점이 알렉스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이어진 서브에서 범실을 기록하자 신 감독은 알렉스를 곧바로 경기에서 뺐고 다시는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신 감독과 알렉스의 이해할 수 없는 '기 싸움'의 이유는 경기 뒤에야 비로소 해명됐다.
신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알렉스는 지난 시즌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경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개인적 성향대로 한다거나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런 것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배구는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알렉스의 선발 제외는 10일 열리는 KB손해보험과의 홈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 감독은 "한 사람 때문에 팀이 망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