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임예택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총상금 5억원)에서 무명 반란을 예고했다.
임예택은 22일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 솔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적어냈다.
이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는 모두 -3점을 부여해 합산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라 이날 9점을 따낸 임예택은 합계 34점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017년 KPGA 프로 선수가 된 임예택은 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땄다가 성적 부진으로 잃기를 거듭하면서 27차례 KPGA 코리언투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30위권에도 이름을 올려본 적 없는 무명 선수.
작년 이 대회 공동 40위가 역대 최고 순위일 만큼 성적이 바닥이었다.
올해도 시드 순번이 낮아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도 예선을 치러 출전권을 땄던 임예택은 이번 대회도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해 출전할 수 있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예선을 거친 선수가 우승한 사례는 2020년 KPGA 선수권대회 챔피언 김성현뿐이다.
전날 버디 8개를 뽑아내며 15점을 따내 공동 4위로 올라서며 이변의 발판을 마련했던 임예택은 강한 비와 바람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난생처음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했다.
임예택은 "티샷이 페어웨이에 한두 번 밖에 떨어지지 않을 만큼 불안했는데 웨지샷과 퍼트가 잘 됐다"면서 "롱게임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니까 내려놓고 플레이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16살 때부터 제주도에서 살면서 비바람 속에서 많은 라운드를 치러본 경험도 이날 악천후 속 경기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은 원동력이 됐다.
선두라는 사실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전혀 몰랐다는 임예택은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차라리 몰랐던 게 다행이었다"면서 "긴장하면 흐름이 끊길까 봐서 1라운드부터 단 한 번도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처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게 된 임예택은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긴장은 되겠지만 그래도 잘해보겠다. 각오를 새롭게 세우기보다는 최종 라운드 1번홀 티샷을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선두였던 통산 2승의 이정환과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박성국이 임예택에 1점 뒤진 공동 2위에 포진해 역전 우승을 노린다.
이정환은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1개로 5점을 보태는 데 그쳤고 박성국은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8점을 땄다.
허인회, 고군택, 김찬우, 노성진, 그리고 고석완(캐나다) 등이 3점 차 공동 4위(31점)에 올라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디펜딩 챔피언 배용준은 공동 42위(21점)에 그쳐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