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위태위태'…개인 최다패·ERA 4.37로 2021년 마무리

류현진 '위태위태'…개인 최다패·ERA 4.37로 2021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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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피홈런 24개…악몽의 8∼9월 탓에 퀄리티스타트도 13회에 불과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새로 입은 2020년, 류현진(34)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승리도 거두고 팀의 가을 야구 출전을 확정해 기쁨이 배가 됐다.

2021년 정규리그 최종전에도 등판한 류현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해와 같은 해피 엔딩을 원했다.

류현진도 모처럼 5이닝을 잘 던지고 팀도 12-4로 대승해 꿈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와일드카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모두 이긴 바람에 토론토는 1승 차로 밀려 시즌을 접었다.

류현진은 올해 마지막 등판에서도 위태로웠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6개를 맞고 2점을 줬다.

팀이 일찌감치 큰 점수를 벌어준 덕분에 류현진은 5회는 가뿐히 던질 것으로 보였지만, 무조건 이 경기에서 이겨야 했던 토론토 벤치의 생각은 달랐다.

11-2로 앞선 5회 류현진이 몸 맞는 공,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리자 토론토는 곧바로 불펜을 투입할 태세였다. 류현진은 위기에서 페드로 세베리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겨우 5이닝을 채웠다.

경기 중 타구에 오른쪽 다리 안쪽을 맞은 뒤 한숨을 쉬는 류현진
경기 중 타구에 오른쪽 다리 안쪽을 맞은 뒤 한숨을 쉬는 류현진

[캐내디언 프레스/AP=연합뉴스]

4경기 만에 5이닝 이상을 던진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이던 2013∼2014년, 2019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이자 토론토에서는 처음으로 시즌 최다승인 14승을 거두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로 2021년을 마쳤다.

나머지 지표는 좋지 않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입성 이래 가장 많은 한 시즌 10패를 당했다. 또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4점대를 넘은 끝에 4.37에 머물렀다.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한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하고도 투구 이닝은 규정 이닝을 갓 넘긴 169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⅓이닝보다 조금 높았다.

홈런 역시 가장 많은 24개나 허용했다. 선발 투수의 최소 몫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13회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4∼5월 5승 2패를 거둬 순조롭게 시즌을 출발했다. 특히 5월에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64로 상승세를 탔다.

부침이 있었어도 전반기에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거둬 에이스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15승 달성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체인지업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류현진은 가파른 내리막을 탔다.

류현진은 8월 6차례 등판에서 두 번이나 4회를 못 넘겼고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로 흔들렸다. 보스턴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7점씩 주면서 고전했다.

8월의 악몽은 9월에도 더 무섭게 이어졌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후반기 기록은 6승 5패, 평균자책점 5.50으로 저조했다.

토론토 에이스란 칭호는 같은 왼손 투수 로비 레이에게 넘어갔다. 류현진은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레이의 볼 배합을 배워 컷 패스트볼 대신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

구속은 시즌 막판에도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찍을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체인지업이 들쭉날쭉해 타자와의 대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은 9월 12일 볼티모어, 18일 미네소타 트윈스, 2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세 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우려를 안겼다.

고비에서 땅볼을 유도하던 류현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도 많이 반감됐다. 가을 야구를 뒤로하고 류현진이 내년의 고민을 안은 채 조만간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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