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자본 후원을 받는 LIV 골프 리그에서 뛰는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가 메이저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3라운드 선두로 나섰다.
켑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천380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하나로 막아 4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 204타를 써낸 켑카는 전날 공동 6위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켑카는 2017년과 2018년 US오픈, 2018년과 201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메이저대회에서만 통산 4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켑카는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로 이적, 지난해 10월 7차 대회와 올해 4월 2023시즌 3차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 욘 람(스페인)에게 밀려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한 달여 만에 다시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또 한 번 우승 기회를 맞이했다.
LIV 리그가 출범한 이후 PGA 투어와 대립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난 마스터스까지 세 차례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동안 아직 소속 LIV 선수가 우승한 적은 없다.
켑카가 우승한다면 디오픈 챔피언이 받는 클라레 저그와 함께 유명한 골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인 PGA 챔피언십의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LIV 선수가 들어 올리는 상징적인 장면이 나올 수 있다.
비가 오간 궂은 날씨 속에 같은 LIV 소속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한 조로 3라운드에 나서며 갤러리의 야유를 받기도 한 켑카는 흔들림이 없었다.
켑카는 4∼5번 홀 버디 이후 7번 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으나 12∼13번 홀 연속 버디로 반등했고, 17번 홀(파4)에선 14m 넘는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다.
"비 때문에 그린이 느려졌지만, 지난 이틀보다 그린에서 훨씬 더 공격적으로 한 것 같다"고 자평한 켑카는 "오거스타(마스터스)에서 배운 것이 오늘 도움이 됐다. 남은 커리어에서 다시는 그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 라운드 각오를 다졌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코리 코너스(캐나다)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한 타 차 공동 2위(5언더파 205타)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켑카와 챔피언 조로 경기하게 된 호블란은 PGA 투어에서 3승을 보유했으나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은 없고, PGA 투어 2승의 코너스도 첫 메이저 트로피를 노린다.
디섐보는 4위(3언더파 207타)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 공동 선두 중 한 명이었던 세계랭킹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3타를 잃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공동 5위(2언더파 208타)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여 7위(1언더파 209타)로 3계단 상승했다.
투어 선수가 아닌 클럽 프로로 출전 자격을 얻은 마이클 블록(미국)은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으나 전날 공동 10위에서 8위(이븐파 210타)로 도약해 돌풍을 이어갔다.
저스틴 서(미국)도 공동 8위에 올랐고, 이민우(호주)는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등과 공동 10위(1오버파 211타)로 3라운드를 마쳤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공동 20위(3오버파 213타), LIV 리그에서 뛰는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공동 27위(4오버파 214타)다.
더스틴 존슨은 콜린 모리카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과 공동 33위(5오버파 215타)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 람은 2타를 잃고 조던 스피스(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과 공동 42위(6오버파 216타)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 중에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이경훈은 버디 3개를 솎아냈으나 보기 8개를 쏟아내며 5타를 잃어 공동 42위로 미끄러졌다.
저스틴 토머스와 LIV의 간판 필 미컬슨(이상 미국)은 공동 67위(10오버파 220타)로 8계단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