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낚시꾼 스윙' 최호성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우승에 도전한다.
최호성은 20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최호성은 백석현과 함께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골프를 독학으로 배운 최호성은 낚시할 때 낚싯대를 잡아채는 듯한 독특한 스윙 자세 덕분에 '낚시꾼 스윙'이라는 별명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오는 9월이면 만 50세가 되면서 시니어 투어에 나설 자격을 얻는 최호성은 2011년 레이크힐스 오픈 제패 이후 12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 우승을 넘보게 됐다.
최호성은 2008년 하나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레이크힐스 오픈 등 KPGA 코리안투어에서 2번 우승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는 3차례 우승한 최호성은 2019년 헤이와 PGM 챔피언십이 마지막 우승이어서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4년 만에 우승 도전이다.
이날 최호성은 그린을 5번이나 놓쳤지만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을 때 1.62개에 불과한 퍼트 개수가 말해주듯 버디 기회는 살렸고, 보기 위기는 대부분 막아내는 등 그린 플레이가 빼어났다. 그는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뿐이었다.
최호성은 "3, 4타 정도 줄여야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4타를 줄여 만족한다"면서 "최종 라운드도 오늘처럼 플레이하고 싶다"고 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전날에 1라운드 잔여 경기까지 합쳐 27홀을 치른 최호성은 "발바닥이 조금 무겁다. 욱신욱신한다. 그래도 최종 라운드는 날씨 맑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호성은 "젊은 선수들과 이 무대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다"면서 "나이는 많지만 '시간을 거스른다'는 말이 있듯이 항상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 언제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1, 2라운드 선두를 달린 백석현은 이날 1타를 잃었지만 사흘 내내 선두를 지켜 생애 첫 KPGA 코리안투어 정상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할 기회를 지켰다.
버디 2개에 보기 3개를 곁들인 백석현은 "경기가 잘 안 풀리니 긴 하루였다. 긴장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사람이다 보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압박감이 들었고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작년 12월 결혼한 백석현은 "결혼한 이후 내가 중계에 잡힌 적이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아내가 집에서 장모님과 함께 경기를 보고 있는데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면서 "내일은 계산해놓은 공략법을 따라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태훈(캐나다)이 1타차 3위(10언더파 203타)로 따라붙었고 이태희, 이재경, 김성용, 김우현, 박경남 등이 9언더파 204타로 공동 4위 그룹에 포진했다.
전날 대회 20번째 컷 통과를 이뤄낸 최경주는 이날 4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15위(5언더파 208타)까지 치고 올라왔다.
버디만 4개를 잡아낸 최경주는 "퍼트가 조금 아쉽지만 2, 3라운드 모두 보기 없는 경기를 했다는 게 기쁘다"면서 "기대하는 팬들이 계시니까, 주말에는 조금 더 힘을 내보겠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는 5타를 줄여 최경주와 같은 공동 15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