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투어 선수가 아닌 클럽 프로 마이클 블록(미국)이 메이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블록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천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쳤다.
이틀 합계 이븐파 140타를 기록한 블록은 공동 10위로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공동 1위와 5타 차이고, 공동 10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키건 브래들리(미국),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등 세계적인 톱 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46세인 블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호의 아로요 트라부코 골프클럽의 헤드 프로로 일하는 사람이다.
PGA 챔피언십은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20명 몫을 미국 내 클럽 프로에게 배분한다.
올해가 5번째 PGA 챔피언십 출전, 메이저 대회 통산으로는 7번째 출전인 블록은 이번에 처음으로 컷을 통과했다.
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블록은 자신이 헤드 프로로 있는 골프장에서 45분간 개인지도를 하면서 125달러(약 16만6천원)를 받는다고 한다.
블록은 "아마 제 이름을 아는 골프 팬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저는 사람들이 '최고의 직업'이라고 하는 지역 클럽 프로"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공을 직접 치는 것보다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1주일에 공 한 바구니를 치는 일도 별로 없다"고 밝혔다.
이날 165야드 14번 홀(파3)에서는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잘못 맞아 58야드만 날아가는 일도 있었다. 결국 그 홀에서 블록은 더블보기를 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클럽 프로들이 좋은 성적을 낸 사례는 드물다.
1988년 제이 오버턴(미국)이 공동 17위에 오른 것이 최근 35년 사이에 이 대회에서 유일하게 20위 안에 든 기록이다.
2000년 이후로는 2005년 스티브 슈나이터(캐나다)가 공동 40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 블록은 자신의 공에 '왜 안돼?'(Why Not)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나왔다.
블록은 "'우승은 왜 안 돼'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며 "매일 이븐파는 칠 수 있다는 느낌이 들고, 4라운드가 끝나면 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블록은 3라운드에서 2013년 US오픈 챔피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함께 경기한다.